"美, 베네수엘라 제재 반대" 합의...美, 과이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

8일(현지시간) 제9차 미주 정상회의가 열린 로스앤젤레스의 LA컨벤션센터 앞에서 시위대가 쿠바·베네수엘라·니카라과 정상의 회의 참석을 요구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79)은 이들이 독재자라는 이유로 이번 회의에 초청하지 않았다. /AFP=연합
8일(현지시간) 제9차 미주 정상회의가 열린 로스앤젤레스의 LA컨벤션센터 앞에서 시위대가 쿠바·베네수엘라·니카라과 정상의 회의 참석을 요구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79)은 이들이 독재자라는 이유로 이번 회의에 초청하지 않았다. /AFP=연합

미국이 주최하는 미주정상회의에 초대받지 못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터키를 찾았다.

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제재 반대의 뜻을 공유했다. 두 정상이 터키 앙카라 대통령 궁에서 만나는 동안, 로스앤젤레스에선 미주정상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개최국 미국은 베네수엘라·쿠바·니카라과 3국을 비민주적인 정권이라며 초청하지 않았다. 이날 마두로 대신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를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며 미국의 변함없는 지지를 표했다.

미국 등 서방이 마두로를 베네수엘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고 경제제재를 가한 이후에도 터키는 마두로 정권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일방적 제재를 반대한다" "형제 같은 베네수엘라 국민과 언제나 함께 하겠다"고 했으며, 마두로 대통령은 코로나19 팬데믹 하 터키의 지원에 감사했다. 양국 간 금융·농업·관광 등 부문의 협력강화 약속도 이뤄졌다.

러시아와 접촉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알려진 것은 터키-베네주엘라 정상회담 몇 시간 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앙카라에서 터키 외무장관을 만났다는 사실뿐이다.

이번 터키-베네수엘라 정상의 만남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능력에 일정한 타격을 입혔음을 부인할 수 없다. 28년 만의 미주정상회의에 멕시코·온두라스의 불참 선언으로 미국은 이미 체면을 구겼다. 중남미 여러 국가에서 중국이 미국을 따돌리고 최대 교역국 지위를 굳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이 2015∼2021년 유엔 무역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멕시코를 제외한 중남미 국가에서 중국이 미국을 제친 후 지난해 격차를 더 넓혔다."

지난해 멕시코를 제외한 중남미 일부 국가와 중국의 수출입 규모가 2470억달러(약 310조원)인데 반해 미국의 교역 규모는 1740억달러(약 219조원)였다.

미국과 북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묶인 멕시코의 경우 미국이 여전히 1위 파트너지만, 분열이 감지된다. 중국-중남미는 서로에게 각각 대두·옥수수·구리 등과 공산품을 구입한다. 중국의 대규모 인프라 건설 등 ‘현금’성 투자도 강화되고 있다.

터키 방문한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8일(현지시간) 터키 수도 앙카라를 방문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왼쪽)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악수하고 있다. 두 지도자는 양국 협력 강화를 다짐했다. /신화=연합
터키 방문한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8일(현지시간) 터키 수도 앙카라를 방문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왼쪽)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악수하고 있다. 두 지도자는 양국 협력 강화를 다짐했다. /신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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