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양석조 서울남부지검장 공조 가능성
文정권 때 초대형 금융비리...장하성·김상조 등 다수 연루
라임펀드 사건, 추미애 전 장관이 수사하던 합수단 폐지
옵티머스펀드 사건은 조폭 자금 유입 정계 로비 정황도

이복현 신임 금감원장이 8일 여의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이복현 신임 금감원장이 8일 여의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검찰 출신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하루 만에 정치권 인사 연루 의혹이 제기된 라임·옵티머스펀드 사건의 재조사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한동훈 법무장관이 부활시킨 서울남부지검의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과 ‘공조 수사’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당장 문재인 정부 당시 부실수사 의혹을 받는 라임·옵티머스펀드 사건 수사가 재개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사건에는 문 정부 인사들이 다수 연루돼 있어 수사가 정치권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경찰은 몇 달 간 내사를 거친 뒤 지난해 7월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대표이자 장하성 전 주중대사의 친동생인 장하원 대표를 출국 금지하고, 은행과 증권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면서 수사를 본격화했다.

수사 과정에서 장 전 주중대사가 60억원 가량을 디스커버리펀드에 투자한 것이 밝혀졌다. 또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채이배 전 바른미래당 의원도 이 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지난 8일 구속됐지만 경찰이 윗선 개입 여부를 살펴보겠다고 밝혀 수사가 정치권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라임펀드 사건은 지난 2019년 7월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상장기업의 전환사채(CB)를 편법 거래하면서 부정하게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에서 시작됐다. 10월에는 투자한 주식 가격이 하락하면서 펀드런 위기에 몰렸고, 결국 환매 중단을 발표했다. 펀드는 환매를 중단하면 사실상 파산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낸다. 당초 이 사건은 서울남부지검의 합수단에 배당됐지만 추미애 전 법무장관이 합수단을 폐지하면서 사실상 ‘묻힌 사건’이 됐다.

옵티머스펀드 사건은 라임펀드 사건과 더불어 우리나라 2대 금융사기 사건으로 꼽힌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안정적인 국채 등에 투자한다며 2900명으로부터 1조2000억원의 투자금을 모았지만 정작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비상장 주식 등 고위험 자산에 투자됐다. 조폭의 돈으로 돌려막기를 한 것은 물론 정계에 로비자금이 뿌려진 정황도 드러났다. 특히 옵티머스펀드 사건은 라임펀드 사건보다 더욱 ‘악성’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이는 처음부터 투자자들을 속였기 때문이다.

라임·옵티머스펀드 사건에 더해 디스커버리펀드 사건으로 금융사기에 대한 수사의 ‘판’이 더울 커질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디스커버리펀드는 지난 2017∼2019년 기업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판매됐다. 하지만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불완전 판매와 부실 운용 등의 문제로 지난해 3월 환매가 중단돼 개인과 법인 투자자들이 막대한 피해를 봤다.

한편 9일 법조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양석조 서울남부지검장과 이복현 원장이 엮어 낼 시너지 효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린 서울남부지검의 합수단이 부활하고, 금융계 검찰인 금감원 수장에 사상 처음으로 검찰 출신이 임명되면서 양 기관의 공조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지난 2016∼2017년 국정농단 특검팀에서 호흡을 맞췄다. 당시 특검팀 수사팀장이 윤석열 대통령이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승진했을 때도 두 사람은 휘하에서 중요 직책을 맡았다. 양 지검장이 특수3부장, 이 원장은 특수2부 부부장검사였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는 양 지검장이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 이 원장이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장으로 보좌했다.

양 지검장과 이 원장은 모두 취임 일성으로 ‘금융질서 확립’을 강조했다. 자본시장 불공정행위에 엄정 대응하기 위해 재출범한 합수단에는 금감원 소속의 특별사법경찰관 등 유관기관 파견 직원들이 검사실에 배치돼 자료 분석과 자금 추적 등의 전문 업무를 수행한다. 양 기관의 수장이 서로의 업무 스타일을 알기 때문에 이심전심으로 손발이 맞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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