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량
강량

인간이 처해 있는 대내외적인 현실상황들을 모두 고려해서, 변치 않는 상수(常數)를 효율적 진리(Effective Truth)라고 표현한다. 이 말은 르네상스시대 공화국으로서의 피렌체를 꿈꾸었던 천재 철학자 마키아벨리(Niccolo Machiavelli)가 강조했던 표현이기도 하다.

종교적 신념과 뜬금없는 하늘의 계시가 정치를 지배했던 당시의 세상은 가지각색의 약탈전쟁 연속이었고, 그 속에서 죽어나가는 민초의 고통은 말로 형언할 수 없었다. 끝없는 죽음과 시대의 고통을 막아낼 무슨 방법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그래서 마키아벨리는 도시국가와 군주국을 넘어서서 공화국으로서의 통일된 이탈리아를 소망했다.

마키아벨리는 신체적으로는 게르만을 능가 할 수 없었고, 철학적 지혜로는 그리스에 미치지 못했으며, 군사력으로는 카르타고를 이기지 못했던 로마가 끝내 대제국을 형성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오늘날 자유민주주의체제와 비슷한 로마의 공화주의와 민주주의가 함께하는 "복합정치체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키아벨리가 요구하는 지도자의 덕목은 오늘날도 유효하다. 먼저 국민들이 원하는 시대정신(Necessita)을 관통해 내는 지도자의 통찰력이 중요하며, 그리고 지도자가 추구하는 정치적 열정과 가치를 훼방놓는, 포퓰리즘, 진영논리, 기득권정치 등과 같은, 운명의 여신 (Fortuna)들을 강하게 제압할 수 있는, 전사의 용기 (Virtu)를 갖추어야 한다.

윤석열 후보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종인의 "민주통합정부론"이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대선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대선승리후 국민통합차원에서 더불어민주당의원들을 통합내각에 임명하겠다는 말인데, 지금 문정권의 독선과 아집, 부패와 실정으로 인해 극도로 분노하고 있는 대한민국 유권자들이 과연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문정권에서 검찰총장직을 지냈던 윤후보의 등장은 합법을 가장해 유사독재를 일삼고 있는 문정권을 심판하라는 준엄한 시대정신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윤후보는 정권교체와 정권심판이라는 국민적 시대정신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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