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만 당원 관리·'예측 가능한 공천 시스템' 구축

공천제도 개혁-전략공천 최소화해 잡음 안 나오게
으뜸당원제 도입-당원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 방안
‘핵관 견제용·이준석 지지자 전진 배치용’ 해석 분분

제20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월 15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민이 키운 윤석열’ 출정식에서 국민의힘 종로보궐선거 후보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이준석 대표와 손을 맞잡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
제20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월 15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민이 키운 윤석열’ 출정식에서 국민의힘 종로보궐선거 후보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이준석 대표와 손을 맞잡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이르면 이번 주 출범하며 2024년 총선을 겨냥한다.

앞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6·1 지방선거에서 승리한지 하루 만인 지난 2일 최재형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하며 ‘조기 혁신’을 천명했다. 대선과 지방선거 등 전국단위 선거에서 2연승했지만 패배한 더불어민주당보다 혁신 이슈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에서다.

2년 뒤 치를 총선을 일찍이 준비해 공천 잡음을 줄이고 20만명에서 80만명 규모로 늘어난 당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도 내포돼 있다.

혁신위는 각 최고위원 추천과 최 위원장 지명을 통해 15명 규모로 꾸려질 예정이다.

현재까지 최고위원 몫으로 추천된 인사는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한명이다. 당초 혁신위에 합류하기로 했던 정희용 의원은 위원직을 고사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위원장은 12일 "당의 혁신에 관심 있고 기여할 수 있는 분들을 모실 것"이라면서 "(각 최고위원이) 어떻게 추천하는지 면면을 봐야 팀을 (구체적으로) 짤 수 있을 것"이라고 인선 기준을 설명했다.

혁신위는 ‘전방위 개혁’을 표방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공천제도 개혁이 핵심 과제다. ‘예측 가능한’ 공천 시스템을 구축해 공천을 둘러싼 잡음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실제로 앞서 최 위원장은 "전략공천 최소화"를 언급하는 등 공천 방식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예측 가능한 공천 시스템을 구축해 정치 신인을 영입하고 "한 개인의 힘에 의해 좌우되지 않도록" 만들겠다는 것이 최 위원장의 생각이다.

이 대표 역시 지난 지방선거에서 충남도의회 비례대표 후보를 공천할 당시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를 치르지 않은 인사를 포함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는 점을 언급, 공개적으로 공천 개입 문제를 제기하며 공천제도를 재정비할 필요성이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당시 이 대표는 다른 지역에서 PPAT 미응시자를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하지 않았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위가 손질할 또 다른 핵심 사항은 ‘으뜸당원’ 제도다. 지난 대선 경선을 앞두고 급격히 늘어난 당원 수로 인해 당원의 의사결정 참여가 어려워지자 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이 대표가 제안한 개념이다.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는 개념을 실제 당규에 반영함으로써 으뜸당원을 선정해 당의 의사결정을 끌고 나가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으뜸당원 제도에 대해 "PPAT의 보편화 버전"이라면서 "시험으로 능력을 측정하는 게 아닌 당비 납부, 연수참여, 당 행사 참여 등을 계량화하자는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공천 잡음을 해소하고자 만들어진 혁신위가 오히려 ‘당내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혁신위 설치 구상을 두고 당 일각에서 총선 공천 과정에서의 입김 차단 등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 견제용이라는 시선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 대표와 친윤그룹간 충돌의 매개로 작용할수 있다는 관측인 셈이다.

또 이 대표가 당권을 잡은 이후 당원 수가 급증한만큼 그가 제안한 으뜸당원 역시 이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을 전진 배치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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