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무슬림들이 8일(현지시간) 서부 구자라트주 아마다바드에서 최근 예언자 무함마드에 대해 모욕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집권 인도국민당(BJP) 대변인 누푸르 샤르마의 체포를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힌두교 민족주의 성향의 인도 집권당 인사들이 무함마드를 비하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자 중동 국가들에 이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까지 비난에 가세는 등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AP=연합
인도 무슬림들이 8일(현지시간) 서부 구자라트주 아마다바드에서 최근 예언자 무함마드에 대해 모욕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집권 인도국민당(BJP) 대변인 누푸르 샤르마의 체포를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힌두교 민족주의 성향의 인도 집권당 인사들이 무함마드를 비하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자 중동 국가들에 이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까지 비난에 가세는 등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AP=연합

인도·방글라데시·파키스탄 등 아시아의 무슬림들이 여러 도시에서 대규모 시위 중이다. 인도 집권당 인도국민당(BJP)의 대변인 누푸르 샤르마가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했다며 항의에 나선 것이다.

11일 외신과 인도 매체를 종합하면, 전날 금요 예배 후 무슬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샤르마와 인도 정부를 규탄했다. 샤르마의 인형을 불태우거나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고,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누푸르 샤르마는 지난달 말 TV토론에서 무함마드와 그의 세 번째 부인이자 가장 어린 아내인 아이샤의 관계를 언급하며, 6살 여자아이를 아내로 맞았다고 비판했다. 유럽 및 그 영향권의 현대국가에서 특히 죄악시되는 부도덕한 행위 가운데 하나가 ‘소아성애’(pedophilia)다. BJP 델리지부 미디어 책임자 역시 비슷한 내용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에 중동 국가와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무슬림 국가들은 앞다퉈 자국 주재 인도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고 규탄 입장을 냈다. 이슬람권에선 무함마드를 조롱하거나 비판하는 것을 신성모독으로 여기며 엄격히 금지한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샤르마 대변인이 나서서 해명했다. "나의 발언은 힌두교 시바신이 모욕당한 것에 대한 대응이었다." 그러나 BJP는 샤르마의 직위를 해제했고 모든 종교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델리 경찰이 ‘종교적 정서를 훼손하고 분열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샤르마를 입건했지만, 무슬림의 분노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인 모양새다. 중동 일부 국가에선 인도산 제품 불매운동과 함께 인도 출신 이주노동자를 돌려보내자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인도의 힌두교 이슬람교는 역사적으로 갈등의 골이 깊다. 영국 식민지로부터 독립하면서 파키스탄·방글라데시 지역이 종교문제로 격렬한 전쟁 끝에 각각 분리 독립해야 했고, 특히 인도-파키스탄의 적대적 관계는 유명하다. 국제정세에 하나의 상수로 간주될 정도다. 인도 인구 13억 가운데 80%가 힌두교이며, 강성 힌두교 민족주의를 표방하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 집권 이후 무슬림 탄압 논란이 있어왔다. 인도공화국의 국가통합성에 어둔 그늘을 드리워 왔다.

그러나 여느 소수 종교와는 처지가 다른 게 인도 내 이슬람이다. 전체 인구의 13.4%(1억5000만 명), 힌두교 이외 최대 교세를 자랑한다. 중동·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동남아시아 무슬림을 아우른 규모를 생각하면 ‘종교적 형제국들 뒷배’도 든든하다. 또한 차별받는 사람들 치고는 목소리가 충분히 크고 자신들의 종교적 문화적 습속에 대해 독선적인 방어벽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미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맷은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인도 무슬림을 향한 오랜 폭력에 모디 총리가 침묵을 지킨 데서 이번 논란이 터져나왔다"고 분석했다. 힌두교 민족주의를 앞세워 정치적 인기를 얻은 모디 정부가 무슬림을 향한 폭력을 방관해왔다는 것이다. 인도 NDTV에 따르면 2009년부터 10년간 발생한 혐오성 집단폭행 사건(총 297건)의 피해자59%가 무슬림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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