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오후 누리호 2차 발사...한국 우주개발 새 장

‘1톤 이상 실용위성 자력 발사’ 세계 7번째 국가 반열에
1.3톤 모사체에 큐브위성 4대 탑재 ‘성능검증 위성’ 실려
발사 후 42분 23초에 남극세종기지국과 첫 교신땐 성공

대한민국 대한민국 우주개발 역사의 새 장을 열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2차 발사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 누리호는 지난해 10월 절반의 성공을 거둔 1차 발사 때의 아쉬움을 딛고 오는 15일 완벽한 성공을 향해 비상할 준비를 끝냈다. 1차 발사에선 지상 700㎞의 목표 고도에는 올랐지만 3단 로켓엔진이 조기 종료돼 위성 모사체(더미)의 정상궤도 안착에 실패한 바 있다.

이번 2차 발사에 성공하면 한국은 독자적 우주발사 능력을 가진 세계 10번째 국가이자 1톤 이상의 실용 위성을 자력 발사한 7번째 국가의 반열에 오른다. 우주강국을 향한 K-뉴스페이스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13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누리호는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내 조립동에서 1·2·3단 엔진 결합 등 모든 조립과 사전점검을 마치고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14일 오전 7시부터 발사대로 이송해 수직으로 세우는 기립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잠정 발사 예정시간은 15일 오후 4시다. 다만  8시간 전 기상상황과 우주환경 조건을 분석해 최종 발사시간이 결정된다.

누리호는 ‘나로호(KSLV-I)’의 성공을 바탕으로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첫 발사체다. 세계 7대 우주강국 도약이라는 국민적 염원을 담아 2010년부터 12년간 300여개 기업과 연구진이 집념으로 일궈낸 피와 땀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투입된 비용만 1조9572억원에 달한다. 1.5톤급 실용 위성의 지구저궤도 투입을 목표로 길이 47.2m, 총중량 200톤의 3단 로켓으로 설계됐다.

1차 발사 때와의 가장 큰 차이는 실제 위성을 싣고 우주로 떠난다는 점이다. 실제 이번 누리호에는 1.3톤의 위성 모사체와 함께 소형 큐브위성 4대를 품은 162.5㎏의 성능검증위성이 탑재체로 실렸다. 이중 성능검증위성은 발사 후 14분 57초에 700㎞ 상공에서 분리되며 42분 23초경 남극세종기지 지상국과 최초 교신이 이뤄진다.

큐브위성의 경우 성능검증위성이 궤도에 오른지 만 7일째 되는 이달 23일부터 이틀에 하나씩 사출된다. 카이스트·서울대·연세대·조선대 학생팀이 각각 제작했으며 한반도의 열 변화, 지구대기 관측, 미세먼지 모니터링 등의 연구에 활용된다. 위성 사출 이후에도 성능검증위성의 임무는 남아 있다. 오는 7월부터 2년간 국내 연구진이 만든 우주탐사기기의 성능 검증에 나선다. 이를 위해 온도차로 전력을 만드는 발열전지, 고속 자세 제어 구동기인 제어모멘트자이로(CMG), 성능검증위성에 명령을 전달하는 S밴드 안테나(SHA) 등이 장착돼 있다.

누리호의 성공은 목표 고도 도달 여부로 판가름 난다. 장영순 항우연 발사체책임개발부장은 "3단 로켓 연소 후 5초 뒤의 궤도로 1차적 성공 여부를 판단한다"며 "오차를 5%로 둔 만큼 3단 로켓이 665∼735㎞ 고도에 들어오면 된다"고 말했다. 물론 완전한 의미의 성공은 성능검증위성과의 첫 교신에서 위성의 상태와 정상 제어가 확인되는 순간으로 볼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의하면 현재까지 자력으로 우주발사체 개발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러시아·유럽·일본·중국·인도·이스라엘·이란·북한 등 9개국뿐이다. 특히 1톤 이상의 실용 위성을 자력 발사할 수 있는 곳은 이스라엘·이란·북한을 제외한 6개국에 불과하다. 누리호의 발사가 성공으로 귀결된다면 우리나라도 명실상부 우주개발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우주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누리호 개발진은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만일에 대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영순 부장은 "준비가 제대로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우주발사체 발사는 항상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길 수 있어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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