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잔류파 매킬로이·토머스, LIV 합류한 미컬슨·존슨 ‘자존심 대결’
US오픈은 미국골프협회 주관…LIV 합류로 PGA 징계 받은 선수들 출전 가능
임성재·김시우·이경훈·김주형 등 한국 선수들도 메이저 정상 도전

더스틴 존슨(왼쪽). /AFP=연합
더스틴 존슨(왼쪽). /AFP=연합

세계 남자 골프계의 주도권을 지키려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기존의 판을 뒤엎겠다고 나선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 소속 선수들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정면충돌한다.

16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브루클린의 더 컨트리클럽(파70·7천264야드)에서 개막하는 제122회 US오픈 골프대회는 PGA 투어 소속 선수들과 PGA 투어의 징계 방침에도 LIV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로 떠난 선수들이 모두 출전해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현재까지 PGA 투어 소속이었다가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로 향하기로 한 선수는 20명이다.

PGA 투어는 9일부터 11일까지 영국 런던 인근에서 열린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개막전 첫날 이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은 물론, 앞으로 이 대회에 나가는 선수들까지 PGA 투어 주관 대회에 더는 출전할 수 없도록 하는 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16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US오픈은 PGA 투어 주관이 아닌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하는 대회다.

USGA는 기존에 출전 자격을 확보한 선수라면 LIV 골프 대회 출전 여부와 관계없이 US오픈에 나올 수 있다고 밝혀 더스틴 존슨, 필 미컬슨(이상 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이 올해 US오픈에 출전한다.

PGA 투어 잔류파의 대표 주자 격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13일 RBC 캐나다오픈에서 우승한 뒤 LIV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를 이끄는 그레그 노먼(호주)을 빗대 공격하는 발언을 하는 등 PGA 투어에 남은 선수들과 LIV 시리즈로 향한 선수들 사이에는 불편한 기류가 흐른다.

일단 USGA가 14일 발표한 1, 2라운드 조 편성을 보면 가급적 PGA 투어와 LIV 시리즈 소속 선수들을 따로 떼어놓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미컬슨은 LIV 시리즈에 합류한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과 한 조가 됐고, 셰인 라우리(아일랜드)와도 함께 1, 2라운드를 치른다.

라우리는 지난주 PGA 투어 캐나다오픈에 출전한 선수지만 올해 1월 인터뷰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대회 출전에 대해 "나는 골프 선수이지 정치인이 아니다"라며 사우디아라비아 대회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가르시아 역시 LIV 시리즈 개막전에 뛴 케빈 나(미국)와 2월 아시안투어 대회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사우디 인터내셔널에 출전했던 티럴 해턴(잉글랜드)과 한 조가 됐다.

매킬로이는 잰더 쇼플리(미국),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와 함께 1, 2라운드를 치른다. 두 선수 모두 LIV 시리즈로 가지 않은 선수들이다.

2001년 9·11 테러 희생자 유족 단체에서 미국 선수들에게 "테러 배후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주관하는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조국에 대한 배신"이라며 LIV 시리즈 합류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등 미국 내 ‘반 LIV 시리즈’ 정서가 팽배한 만큼 대회 기간 코스 내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11일 끝난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개막전에서 우승, 475만 달러(약 60억8천만원)의 막대한 상금을 손에 넣은 샬 슈워츨(남아공)은 올해 US오픈 출전 자격이 없어 불참한다.

올해 US오픈 총상금 규모는 곧 발표될 예정이며 지난해에는 1천250만 달러 규모로 열렸다. 지난해 우승 상금은 225만 달러였다.

상금 규모로만 보면 지난주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개막전 총상금 2천500만 달러, 개인과 단체전 우승 상금 합계 475만 달러의 절반 정도인 셈이다.

다만 올해 US오픈의 상금 규모는 지난해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디펜딩 챔피언’ 욘 람(스페인)과 올해 앞서 열린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스코티 셰플러(미국·마스터스), 저스틴 토머스(미국·PGA 챔피언십) 등이 우승 후보로 거론된다.

작년 2월 자동차 사고를 겪은 뒤 4월 마스터즈를 통해 복귀, 지난달 PGA 챔피언십까지 치른 타이거 우즈(미국)는 아직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다며 일찌감치 US오픈 불참을 선택해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 선수로는 임성재(24)를 비롯해 김시우(27), 이경훈(31), 김주형(20)이 출전하고 교포 선수 케빈 나, 김찬(이상 미국), 이민우(호주), 대니 리(뉴질랜드)가 나온다.

임성재. /AFP=연합
임성재.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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