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규
손태규

‘다보스 포럼’을 바로 알아야 한다. 50여 년 동안 해마다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 수천 명의 세계 거물들이 모여 무엇을 했는가? 올해도 지난 5월 22-26일 50명의 각국 정상을 포함해 2,500여명이 모였다.

개인 회비·참가비만 10만여 달러. 호텔·파티에다 핵심회의에 참석하려면 수십만 달러가 든다. 기업들은 수백만 달러를 들인다. 그 큰돈을 내고도 참가자들은 정치인·기업인들과 만남을 위해 "행복하게 간다." 그러니 다보스는 "아카데미 돈 잔치" 또는 "억만장자들이 백만장자들에게 보통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를 가르쳐주는 곳"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듣는다.

하지만 부자·정치인들의 거저 사교장소가 아니다. 다보스는 ‘하나의 세계정부’를 만들려는 글로벌주의자들이 "자본주의 대 조정(Great Reset)"을 위한 논의를 하는 곳이다. 다보스 포럼을 여는 ‘세계경제포럼’은 "2030년 세계를 위한 8가지 예상"에서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도 더 행복하게 된다"고 했다. 사유재산·사생활보호·개인 교통수단도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 국가주권·국경도 없애자는 글로벌주의자들은 그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다보스에 모인다.

세계경제포럼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실현을 위해 만들어졌다. 기업은 출자한 주주만이 주인이 아니다. 종업원·소비자·협력업체·채권자·지역사회·정부 등 폭 넓은 이해관계자들이 공동 주인이라 한다. 이재명 대선후보가 무조건 도입을 주장한 노동이사제와 이익공유제가 그 이론에서 나왔다. 그런 제도 등을 통해 "자본주의를 대 조정"하려 한다.

포럼 창립자 클라우스 슈바프는 독일 태생의 마르크스 경제학자. 그는 2014년 산업·사회·교육·농업에다 인간까지 통째로 바꾸는 ‘대 조정’을 주창했다. 경제·사회는 물론 모든 사람들의 생각·행태까지 새로 태어나야 한다는 것. 그는 "인간들에게 건강기록·은행계좌·온라인 활동이 연결되는 전자신분증을 발급해야 한다. 인공지능의 영구 감시를 통해 엘리트들이 지속 감시·통제하는 ‘사회신용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4차 산업혁명을 활용하여 국가가 한줌 엘리트들만의 이익을 보호·진작하는 새로운 사회·경제 체제를 확산시키려한다. 아마존·구글·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 등과 제휴를 통해서다. 벌써 중국이 이를 실천하고 있다.

슈바프에 동조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올 1월 세계경제포럼 정상회담에서 "현대 자본주의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자본주의는 전 세계에 가난을 몰고 왔다"며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선언했다.

코비드는 ‘대 조정’을 위한 절호의 기회였다. 슈바프는 저서 ‘코로나-19: 대 조정’에서 "코비드는 인류의 존재에 대한 위협이 아니다. 과거 2천년 동안 세계가 경험한 팬더믹 가운데 가장 치사율이 낮은 것이다. 코비드 위기는 말 잘 듣는 대중들을 속이고 억누르기 위한 무기로 사용돼야 한다. 세계의 완전한 재구성을 위해 반대자들을 탄압하는 도구로 활용돼야 한다"고 했다. 코비드는 가공된 위기였다. 바이든 정부나 캐나다 트뤼도 정부 등이 그렇게 강력하게 코비드 규율을 실시한 것도 ‘대 조정’을 위해서였다.

대 조정을 원하는 다보스 참석자들은 개인 비행기를 타고와 많은 수행·경호원을 거느리며 호텔 최고급 객실에 머문다. 그러면서 농민·근로자 통제를 논의한다. 보통사람들에게 비행기 여행·개인 재산을 포기하라 한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걷거나 자전거를 타라 한다. 냉난방을 금지하고 버그도 먹지 말라 한다. 그들의 법·규칙은 다르다. 모든 것이 평등해야 하고 형평을 가져야 한다고 고함치나 그들의 일상은 전혀 다른 차원. 다보스 포럼은 위선이다.

한국의 대통령도 재벌·장관들도 갔었다. 다보스의 실체를 알고 갔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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