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사무총장에 내정된 유병호 감사연구원장

문재인 정부의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사건’ 감사 후 감사연구원으로 발령됐던 유병호 감사연구원장이 5개월 만에 감사원 2인자인 사무총장(차관급)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14일 신임 사무총장에 유병호 감사연구원장을 임명 제청했다. 차관급인 사무총장은 감사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로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임명된다. 유 내정자는 전 감사원장이었던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청와대의 ‘탈원전’ 기조와 관련 대립각을 세운 인물이다.

유 사무총장 내정자는 지난 2020년 4월 심의실장에서 공공기관감사국장으로 부임, 당시 진행 중이던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 감사를 주도했다.

감사원은 같은 해 10월 감사를 마무리한 뒤 "정부가 2018년 월성 1호기 조기폐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원전을 계속 가동했을 때의 경제성을 불합리하게 저평가했다"는 요지의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또 "산업부 직원들이 경제성 평가에 관여해 업무의 신뢰성을 저해했다"고 언급했다.

이후 유 내정자는 지난 1월 감사연구원장에 임용됐다. 감사원 내에서는 한직으로 꼽히는 자리로, 탈원전을 내세웠던 문재인 정부 기조와 어긋나는 감사 결과를 내놓은 데 따른 ‘보복성 인사’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감사원은 즉각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보복성 인사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본인이 개방형 직위인 감사연구원장직에 지원해 임용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 내정자는 지난 3월 대선 직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 정무사법행정 분과 전문위원으로 합류한 데 이어 새 정부 첫 감사원 사무총장에 임명됐다.

감사원 사무총장은 감사원 인사와 예산을 실질적으로 담당해 조직 2인자로 평가받는다.

감사원은 임명 보도자료에서 유 내정자의 현장 감사경험과 원리·원칙을 중시하는 감사 철학을 집중 부각하며 "국가·사회적 현안 관련 또는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 감사를 주도적으로 지휘하며 문제를 해결해 감사원 신뢰를 높였다"고 소개했다.

특히 월성원전 감사와 관련, "조직적인 감사증거 은폐 등 관계기관의 감사 방해에도 불구하고 결국 경제성이 졸속으로 평가돼 조기폐쇄 결정됐음을 밝혀 원칙주의자로서의 강직한 면모를 보여준 바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유 내정자는 행정고시 38회로 △감사원 공공기관감사국장 △감사원 심의실장 △감사원 국방감사단장 △감사원 감사연구원장 등을 거쳤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