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특사단과 만나 "전기요금 올리는 게 국민께 미안한 일"
여권 "文정부, 탈원전 비용 떠넘겨…알짜 공기업 부실화돼"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전기요금 인상 문제와 관련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상황에서 전기요금을 올리는 게 국민들께 미안한 일"이라며 "원전을 빨리 가동해 원가를 다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삼청동 인근에서 국민의힘 의원으로 구성된 EU 특사단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후 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최근 물가 급등 상황을 걱정하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인상이 불가피한 전기요금 문제에 대해서 "전기도 복지인데, (한국전력공사의) 적자는 계속 커지고 있어서 전기요금을 올리긴 올려야 한다"며 "원전을 빨리 가동해서 (전기 생산) 원가를 다시 낮추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전력공사는 20일 즈음 올해 3분기(7~9월)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전기 생산 원가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한전이 전기요금 인상안을 정부에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여권은 "문재인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 부담을 윤석열 정부에 떠넘겼다"는 인식이 강하다. 전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권성동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정권 말기에 전기요금 인상을 발표하며 탈원전 비용을 새 정부에 떠넘겼다"며 "잘못된 정책으로 민생의 고통은 물론 한전과 같은 알짜 공기업이 부실화되고 말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5일 김기현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철규·임이자·박수영·배현진 의원으로 꾸려진 특사단은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과 EU 순회 의장국을 맡고 있는 프랑스 파리 등을 방문하는 등 6박7일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특사단 보고 자리에선 EU와의 경제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대화가 오갔다. 특사단은 "EU를 방문해 보니 반도체를 비롯해 경제 협력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유럽에서도 한국과의 경제 협력에 아주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더라. 미국이나 중국 사이에서 한국이 EU와의 협력으로 지렛대를 삼을 수 있겠다"고 보고했고, 윤 대통령은 "그래서 EU에 특사단을 먼저 보낸 것"이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뒤 첫 해외 방문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과 관련한 얘기도 나왔다. 김기현 의원은 "유럽도 우리를 필요로 하고, 우리도 유럽이 필요하다. 이런 때가 (한국의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라며 "나토 정상회의에 가서 유럽 정상들을 만날 때 그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게 좋겠다"고 보고했다. 나토 정상회는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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