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미
김소미

개콘보다 더 재미있게 시작했지만 결과는 참담하다 못해 우울하다. 시민들 누구나 예측 가능한 뻔한 결과를 서울시교육감 중도보수 후보들만 예측하지 못한 것일까. 그들도 다 알지만, 왠지 이번만은 서울시민이 ‘유권자 단일화’로 중도보수 후보의 손을 들어줄 줄 알았을까. 그 ‘유권자 단일화’ 대상이 바로 ‘자신’일거라고 각자 믿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민은 냉정하고 현명했다. 그들 스스로 단일화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서울교육을 맡으려 하느냐는 준엄한 심판이었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과 관계가 없고 기호가 없어 유권자들에게는 깜깜이 선거이기 때문에 좌든 우든 단일화하지 않으면 지게 되어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좌파후보 조희연이 3선으로 당선되고 막을 내렸다. 전교조 해직교사를 불법 채용한 공수처 수사 대상 1호인 사람이 3선에 도전하는 것도 도덕적인 감정에서는 용납이 안되지만, 보란 듯이 출마해서 당선되었다. 이제 서울교육은 좌파 교육의 그늘아래 12년간 신음하는 꼴이 되었다. 통탄할 일이다. 지켜보는 대다수 양식 있는 시민의 바람을 무시한 결과가 참혹할 뿐이다.

선거 전에 교추협의 서약을 거쳐 한 사람이 선출됐건만, 서명지에 잉크가 마르기 전에 이탈한 후보들이 선출된 후보를 비난했다. 선거가 끝날 때까지 같은 편만을 공격하였다. 이런 이전투구를 보면서 조희연 후보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서울과는 달리 경기도에서는 단일화를 했던 중도보수 후보가 당선되었다. 전국적으로 중도보수 후보들의 단일화 결과, 좌파 교육감이 14명에서 9명으로 줄었다.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는 2명에서 8명으로 늘었다. 이러한 결과를 보면서 서울시교육감 후보로 도전했던 중도보수 후보들은 어떤 생각을 가질까. 아직도 ‘내가 당선이 될 건데 다른 후보의 사리사욕 때문에 떨어졌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선거 후, 후보들의 글을 보면 죄송하다고 하면서도 다 ‘남탓’ 과 ‘비방’만 하고 있다. 무책임하고 비열하기 짝이 없다. 오히려 교추협에서 단일후보로 선출됐다가 이탈한 후보들에 의해 상처를 입은 조전혁 후보만이 통렬한 사죄의 글을 올린 바 있다.

4년 후 다시 교육감 선거가 돌아올 것이다. 아니 공수처 수사 결과로 그보다 일찍 보궐선거가 열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때는 올해와는 다른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들의 아름다운 단일화 미담을 볼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올해와 같이 이카루스의 날개를 달고 태양을 향해 날아가는 후보들의 어리석음을 다시 봐야 하는 것일까? 물 없이 고구마 백 개를 먹는 심정으로 이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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