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4월 13일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10만t급)가 동해 공해상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와 연합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

한미는 북한의 7차 핵실험 감행시 단호한 대응을 경고하는 한편 장단기 군사대비태세 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북한이 이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북한 영토 인근에서의 모의전투를 실시하는 등 직접적인 군사작전 시나리오를 펼칠 것이라고 시사했다.

15일 VOA(미국의소리 방송)에 따르면, 에반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수석차관보는 한미의 장단기 군사대비태세 조정과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항공모함 전단과 비행편대, 전략폭격기, 전술항공대, 지상군이나 상륙부대를 포함한 특정 전술 또는 전략무기 시스템의 임시 배치가 포함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항공기를 활용해 더욱 강력하고 가시적인 정보 수집 작전을 수행하거나 북한 영토 근처에서 모의전투 작전을 포함한 훨씬 더 많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리비어 전 차관보는 "새로운 단독, 양자, 다국적 군사훈련을 실시하거나 중단한 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면서 "이 같은 훈련은 한미 준비태세를 강화할 뿐 아니라 제한된 자원으로 군사작전과 훈련으로 대응해야 하는 북한에 상당한 부담을 준다"고 했다. 또 "한미동맹의 다양한 자산 배치를 보장하도록 작전계획 수정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가진 뒤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에 우려한다며 적절한 장단기 군사대비태세 조정에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한미의 군사대비태세 조정은 조만간 재가동될 확장억제그룹(EDSCG) 등을 통한 확장억제 강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EDSCG를 통해 확장 억지력을 개선하려는 새로운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면서 "한미 정상이 밝힌 대로 연합훈련 정상화 혹은 군사훈련의 범위를 확장하고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한미동맹 관련 간담회에서 "북한 문제는 한미 양국의 최우선 정책 과제 중 하나"라며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양국 간 물샐 틈 없는 대응을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콜린 칼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같은날 군사대비태세 조정과 관련 "최종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면서 "어떤 조정도 한국, 일본과 긴밀한 협의하에 이뤄질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북한은 다국적 해상훈련인 환태평양훈련(림팩) 등을 거론하며 미국을 비난했다. 북한 외무성 산하 군축 및 평화연구소의 리명학 연구사는 15일 "미국의 침략적이며 패권주의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인해 이 지역은 항시적인 군사적 충돌 위험을 안고 있으며 이것은 조선반도(한반도) 정세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미국은 올해에만도 태평양상에서 10여 차례의 전쟁연습을 벌려놓았다"라고 맹비난했다. 한미일은 림팩 계기에 북한 탄도미사일 탐지·추적 연합훈련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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