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시민위, 유해 음란물 판매·전시 안 하는 조건으로 하루만 허락
메인 퍼레이드 토요일 서울광장서 열릴 수 있단 점에서 '사실상 승인'
반대측, 퀴어축제 개최되는 동일한 시간·장소서 ‘반대 국민대회’ 예정

지난 4월 개장한 ‘책 읽는 서울광장’ 모습. /서울시
지난 4월 개장한 ‘책 읽는 서울광장’ 모습. /서울시

서울시가 동성애 옹호와 퇴폐 문화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 온 퀴어문화축제의 서울광장 개최를 올해도 사실상 허용하자 시민단체들이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15일 서울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시민위)는 오전 8시 30분부터 2시간 넘게 심의를 진행한 끝에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가 신청한 서울광장 사용 신청 안건을 조건부 가결했다. 시민위는 퀴어축제 측의 서울광장 사용을 승인하되 조직위가 신청한 6일간의 행사 기간을 줄여 7월 16일 하루 개최만을 허가했다. 또한 유해 음란물 판매 및 전시를 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표면적으로 사용 기간은 대폭 줄었지만 퀴어축제의 메인 행사 중 하나인 서울퀴어퍼레이드가 토요일인 7월 16일 서울광장에서 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서울시가 사실상의 승인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직위도 앞서 “서울퀴어퍼레이드의 7월 16일 서울광장 개최를 위해 지난 4월 13일 서울광장 사용신고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서울광장에서 퀴어축제가 처음 열렸던 지난 2015년 이후 지금까지 대중에 인식된 행사는 하루 동안 열린 퍼레이드였다. 

그간 퀴어축제에서는 많은 참가자들이 과도한 노출을 했을 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성 행위기구와 남녀의 성기를 노골적으로 묘사한 상품들을 판매해 시민들의 반발을 초래했다. 퀴어축제 측이 2016년 서울광장에서 처음 퀴어축제를 개최한 이후 과도한 음란성 등에 대한 서울시민의 계속된 지적에도 불구하고 시 당국은 코로나 사태 직전인 2019년까지 매해 행사를 승인해 왔다.

시민들의 거센 항의에 부담을 느낀 서울시는 첫해를 제외하고는 매해 신청서 수리를 보류하고 시민위로 넘겨 왔다. 하지만 故 박원순 시장 시절 위촉 및 임명된 3~5기 시민위 위원들은 이를 어김없이 승인했다. 

관련 조례에 의하면, 시민위원은 15명 이내로 구성되며 시장에 의해 ‘임명 또는 위촉’된다. 임기는 위촉직의 경우 2년(연임 가능)이며, 임명직은 재직 기간 동안이다. 이번 7기 10명의 시민위 위원들은 오세훈 시장 집권 시기인 올해 3월 29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만큼 이전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기대가 있었으나 끝내 무산 돼 반대측 시민들의 실망이 큰 것으로 보인다. 

15일 시민위의 가결 발표 후 동성애동성혼 반대 국민연합(동반연)·진정한 평등을 바라며 나쁜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전국연합(진평연)·동성애동성혼 합법화반대 전국교수연합(동반교연) 및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준비위원장 이용희·길원평, 대변인 주요셉) 측은 “서울시가 또다시 많은 서울시민의 반대 목소리를 묵살하고 서울광장을 동성애퀴어축제 난장판으로 사용하도록 허락해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현 7기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가 오세훈 시장 취임 1년 후인 올해 3월 29일 출범했음에도 이러한 결정이 내려졌다는 사실을 엄중히 인식한다”며 “이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있음을 천명하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전했다.

주요셉 목사(서울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 준비위원회 대변인)는 “6일 동안 사용하겠다고 한 걸 하루만 허용해 주면서 마치 많은 제한을 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어차피 대중에 각인되는 건 퀴어퍼레이드가 열리는 하루”라며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서울시가 퀴어축제의 서울광장 개최를 허용함에 따라 반대국민대회 측은 7월 16일 서울광장에서 퀴어축제가 개최되는 동일한 시간과 장소에서 ‘맞불 집회’인 ‘퀴어축제 반대 국민대회’를 개최한다는 입장이다.

반대 국민대회는 1부 기도회, 2부 국민대회 3부 문화축제로 진행되며, 특별히 문화축제는 퀴어축제의 퇴폐성을 지적하며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만들 계획이다.

반대 국민대회 측은 지난 8일 실행위원회 및 운영위원회를 열고 주요 조직으로 준비위원장 이용희 교수(에스더기도운동본부), 공동준비위원장 길원평 교수(진평연 운영위원장), 사무총장 홍호수 목사(청소년중독예방운동본부)를 선임했다. 대회장은 한국교회를 대표할 만한 교계 지도자로 선임할 계획이며, 40명의 공동대회장과 부대회장을 임명했다.

또 15명의 운영위원을 선출하고 대변인에 주요셉 목사(정), 박소영 대표(부), 탁인경 대표(부), 청년대변인 김구연 대표를, 이 외에 공동사무총장, 전문위원장, 공동전문위원장, 특별위원장, 22개의 분과위원장도 선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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