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신 목사, 6월 기독통일포럼서 탈북민 교회·목회자들 위한 제안
‘탈북민 목회자 가정 살리기 운동’ 제안...“탈북민 교회, ‘선교’범주로 봐야”
“탈북민 성도들이 주도적으로 본인들의 교회 세워갈 수 있도록 격려하자”

11일 서울 반포동 남산교회에서 개최된 2022년 기독교통일포럼 6월 월례포럼 모습. / 기독교통일포럼
11일 서울 반포동 남산교회에서 개최된 2022년 기독교통일포럼 6월 월례포럼 모습. / 기독교통일포럼

“탈북민 교회는 한국교회와 동역하기 위해 시작했다. 탈북민 교회는 한국교회 북한 선교의 분명한 열매이고, 현장이며, 실제이자, 통일 준비의 길잡이다. 이제 저 멀리 있는 북한 땅만 바라보지 말고 우리 곁에 와 있는 북한 사람들과, 이들이 모여 남북의 하나 됨을 이뤄가고 있는 탈북민 교회로 북한 선교와 통일 준비의 시선을 돌려달라.”

지난 11일 오전 서울 반포동 남산교회에서 개최된 2022년 기독교통일포럼 6월 월례포럼에서  ‘전국 탈북민 교회 기본 현황과 담임목회자 출신 지역에 따른 목회 상황 비교’란 주제로 발표한 정형신 목사(뉴코리아교회)는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정 목사는 주요 통계치를 바탕으로 한 연구결과 내용을 전한 후 탈북민 교회와 목회자들을 위한 제안들을 전했다. 

정 목사는 먼저 ‘탈북민 목회자 가정 살리기 운동’을 제안했다. 그는 “아직까지 탈북민 교회는 탈북민 성도가 자라서 교회의 형편을 분담하는 구조가 아니라 담임목회자 가정이 전적으로 교회의 모든 것을 책임진다”며 “탈북민 성도가 늘수록 재정적자가 커지고 목회자의 헌신이 배가되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목회자 가정은 항상 2순위로 밀려난다. 사모들은 생계를 위해 일하고, 자녀들은 방치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3인 가구 최저생계비가 250만 원이 조금 넘는다. 아이 하나 있는 가정이 한 달에 최소 이 정도는 필요하다는 말이다. 작년 말 기준, 탈북민 교회 평균 교인 숫자가 36명인데, 한 달 평균 수입이 200만 원이 채 안 된다”며 “탈북민 목회자들은 3인 가구 최저생계비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입으로 평균 36명의 자녀(교인)들을 돌보고 있는 것”이라고 실상을 전했다.

둘째로 정 목사는 “탈북민 교회와 목회자들을 ‘선교’의 범주에서 보자”고 제안했다. 그는 “지금까지 탈북민 교회는 국내 특수 목회 영역으로 이해돼 왔다. 그래서 대부분의 교회는 미자립교회(미래자립교회)로 구분된다”며 “탈북민 교회 사역이 국내 개척교회의 범주에서 이해되기에, 지리와 문화를 넘어 북한 땅 전역에 이르는 북한선교의 영역까지 잘 연결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교는 일반적으로 타문화권을 전제로 하는데, 탈북민 사역이야말로 대표적인 타문화권 사역”이라며 “탈북민 교회는 선교지 주민들이 모여 있는 선교지 교회다. 탈북민 교회의 존재 의의는 북한에 세워질 교회에 있다. 북한 땅에 세워질 교회를 생각하면서 일시적으로 남한 땅에 세워진 교회가 바로 탈북민 교회”라고 전했다. 

정 목사는 셋째로 “탈북민 교회는 북한 ‘선교’ 현장을 제공하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북한 선교가 상당히 위축된 이유는, 북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돼 있기 때문”이라며 “통일 준비는 사람 준비다. 그러나 그동안 한국교회는 ‘탈북민 목회자들’을 ‘남한 목회자화’하고 ‘탈북민 성도들’을 ‘남한 성도화’하는데 열심을 냈다. 앉아서 배워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앉혀놓고 가르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북한과 남한은 토양이 전혀 다르다. 전혀 다른 토양에서 전혀 다른 사람들이 모여 창조적 목회를 하는 곳이 바로 탈북민 교회”라며 “북한 사람들의 기질이 이해되고, 전혀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가 형성되는 과정, 그리고 북한 출신 목회자들의 리더십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탈북민 교회이다. 이런 역동적인 선교 훈련의 장들이 계속 만들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정 목사는 “탈북민 교회 개척운동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남한 교회는 오랫동안 독립된 탈북민 교회 전에 건강한 탈북민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집중해 왔는데, 이제는 파송을 계획할 때”라며 “이 과정에서 탈북민 성도들이 주도적 역할을 해서 스스로 본인들의 교회를 세워갈 수 있도록 격려하자. 수년 내 분립개척을 목표로 하고, 탈북민 신학생들을 부교역자로 초청하면 좋겠다”고 바램을 전했다. 

또한 탈북민 교회 개척 운동의 유익에 대해서는 ▲교회가 생기는 일: 교회가 교회를 세우는 본질에 충실한 운동 ▲모든 성도들을 기도와 섬김의 자리로 초청하는 일: 이 과정에서 성도들은 성장하고 성숙해짐 ▲탈북민 성도들이 실질적인 동역자로 세워지는 일 ▲남북한 성도들의 하나 됨을 이뤄내는 효과적인 일 ▲북한 선교의 현장이 생기는 일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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