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공격 배현진에, 지지층 SNS “배퀴벌레”
친윤계 모임 ‘민들레’를 “자잘한 사조직” 폄하
당원관리 위해 전산화한다며 개인정보 수집 의혹
한배 탄 안철수와 주도권 다툼 사사건건 대립각
전문가 “당대표는 자기정치 아닌 화합이 먼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3회 여성정치인 어울모임-제8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당선자 축하모임'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3회 여성정치인 어울모임-제8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당선자 축하모임'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

대선 승리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2연승한 집권여당 국민의힘에 ‘이준석 리스크’가 번지고 있다.

집권초기 여당 대표로서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며 정부의 개혁을 뒷받침해야 하는데도 오히려 본인이 마찰의 중심에 서면서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초래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가 지난 대선 시기도 개인문제로 두 차례나 선대위를 이탈하며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을 추락시켰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박동원 폴리콤 대표는 15일 "(이 대표가 말한 것처럼) 정치인이 ‘자기 정치’를 하는 것도 당연하다. 다만 자기 역할과 위치에 맞는 자기정치을 해야 한다. 대표는 열심히 당을 화합시키고 당의 노선과 방향을 다잡는 것으로 평가받고 정치적 성과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전문가들은 이 대표가 윤석열정부의 성공과는 별개로 자신의 영향력 확대 여부로 움직이는 이기적인 ‘자기정치’를 계속할 것이기 때문에 두고 두고 화근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혁신위’ 비판한 배현진에 ‘배퀴벌레’ 모욕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오후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이 메시지에는 "당 대표가 부하입니까. 자중하십시오. 이준석 대표는 당신과 격이 다른 정치인입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배 최고위원이 전날 이 대표가 추진하는 혁신위원회를 두고 "(혁신위가) 이 대표의 사조직에 가깝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직격한 데 따른 이 대표 지지자의 공격이었다.

이 대표의 지지층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펨코리아’에는 배 최고위원을 비난하는 게시글이 줄을 이었다. 심지어는 이 대표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배 최고위원의 성과 ‘바퀴벌레’를 합성한 ‘배퀴벌레’로 부르자는 글까지 등장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대깨문’(문재인 극성 지지자), ‘개딸’(이재명 극성 지지자) 등 ‘팬덤정치’로 인해 분열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도 이 대표를 향한 팬덤이 조성된 상황이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이를 제어하지 않고 오히려 본인의 정치적 동력으로 삼으며 본인 역시 팬덤에 올라탄 모양새다.

친윤 ‘민들레’를 사조직으로 폄하

이 대표는 그러면서도 당 내 친윤계 의원들을 주축으로 한 ‘민들레’(민심 들어볼래) 모임에 대해서는 ‘자잘한 사조직’이라고 폄하했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당정청 연계 기능을 담당하는 공조직은 구성돼 있는데, 그것에 해당하지 않는 비슷한 기능을 하는 조직은 사조직"이라고 말했다. ‘민들레’가 특정 계파를 따지지 않고 당 내 의원 모두에게 열려있는 모임을 지향한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사조직’으로 단정한 것이다. 이처럼 이 대표는 자신이 만들면 공조직이고 다른 이가 만들면 ‘사조직’이라고 폄하하는 등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원관리’ 이유로 개인정보 수집 시도 의혹

이 대표는 지난해 6월 본인이 당 대표로 취임하기 전 20만명 수준이었던 당원 규모가 현재 80만명 수준으로 급증했기 때문에 혁신위를 통해 당원 관리 시스템을 체계화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당원들 명부를 전산화한다는 목적으로 주소 등 개인정보 제출을 요구하는 구상이 있었다는 점이다.

자동화를 빌미로 80만이 넘는다는 당원의 개인정보가 특정인의 손에 들어간다면, 앞으로 있을 전당대회나 대통령 선거 등에서 악용될 여지가 매우 크다. 당원을 정확히 관리할 필요성은 있지만 당원들에게 개인정보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당 대표의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는 지적이다.

같은 배 탔음에도 安과 계속되는 대립각

이 대표는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을 통해 한 배를 탄 안철수 의원과도 충돌을 이어가고 있다.앞서 안 의원은 올해 4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당시 합의한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2명으로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과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을 추천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를 모두 거부했다. 이는 이 대표가 당 최고위에 ‘친윤’ 인물들이 많아지는 것에 대해 경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안 의원이 추천한 정 의원은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자 검사 임관 동기다. 안 의원이 차기 당권경쟁을 염두에 두고 친윤계와의 관계를 고려해 정 의원을 추천한 것이다. 이에 이 대표가 최고위의 친윤 지분을 줄이기 위해 반대 입장을 표시한 것이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