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美-中패권전쟁 한국 '양다리 전략' 헛다리
격화되는 美-中패권전쟁 한국 '양다리 전략' 헛다리
  • 이춘근
  • 승인 2017.11.28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춘근/트럼프 시대, 미국의 對중국 전략 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6년 선거전을 치르는 동안 중국에 대해 대단히 적대적인 언급을 많이 했다. 군사적 정치적인 이유보다는 주로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적대감이었지만 결국 경제와 정치 군사는 연계되기 마련이다.

트럼프가 중국을 비난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중국이 자유무역의 원칙을 지키지 않는 나라라는 점이었다. 트럼프는 미국의 분노한 노동자들을 향해 “중국은 미국의 공장 6만개를 문 닫게 했고 320만 명의 일자리를 빼앗아 갔다”고 목청을 높였다. 트럼프가 제시한 수치는 통계학적으로 맞는 것이다. 세계화 시대를 맞이한 미국의 기업들은 임금이 싼 곳으로 공장을 옮겼고 미국의 전통적인 공업지대인 미시건-오하이오-펜실베이니아를 잇는 소위 ‘강철 벨트’(Steel Belt)는 공장이 폐쇄하고 노동자들이 떠남으로써 폐허가 되었다. 폐허가 된 3개주를 미국 사람들은 ‘녹슨 벨트’(Rust Belt) 라고 불렀다.

‘녹슨 벨트의 노동자들은 트럼프에게 승리를 안겨 주었고 이제 그들은 직업을 되찾기 원 한다’는 것이 트럼프 당선 직후 미국의 분위기였다. 트럼프는 자신을 뽑아준 노동자들의 직업을 찾아다 주기 위해 중국 및 제 3 세계로 떠나갔던 미국의 공장들을 다시 미국 본토로 불러들이고 있고, 중국과 모종의 경제전쟁을 벌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이미 2011년에 저술한 ‘미국은 강해져야 할 때’(Time to get Tough) 라는 책에서 트럼프는 중국 등 미국과 교역하는 국가들 사이에서 미국이 지속적으로 큰 적자를 보고 있는 이유를 미국과 교역국가들 사이에 정상적인 자유무역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노했고 심지어 ‘중국은 우리의 적’(China is Our Enemy)이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실제로 2016년 미국이 발생한 무역적자는 5020억 달러였는데 그중 중국으로부터 야기된 액수가 3600억 달러에 이르렀다는 사실은 미국이 중국에게 분노할 수 있는 근거가 되었다.

트럼프는 대통령에 당선 된 후 중국을 비판적으로 보는 인물들을 대외정책 부분에 여러 명 채용했다. 지금은 재야에 나와 있지만 트럼프의 수석 자문이었던 스티브 배넌(Steve Bannon)은 “미국의 세계화 주의자들은 미국의 노동자계층을 작살내는 대가로 제 3세계의 중산층을 창출 해 내었다”고 비난한다. 백악관 경제 위원회라는 존재하지 않던 조직을 새로 만들어 위원장에 부임한 피터 나바로(Peter Navarro) 라는 학자는 경영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전략, 군사문제 마저도 격하게 비난하는 반(反) 중국 이론가라고 말해도 될 정도로 대중국 강경론자이다.

트럼프는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대만 대통령 차이잉원과 통화를 했는데 미국 역사상 49년 만에 처음 있는 일 이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미국 대통령은 누구와도 대화 할 수 있다며 트럼프를 두둔했고 일부 평자들은 미국의 진정한 친구는 타이완이지 중국이 아니라는 말조차 했다. 이 모든 것들은 미국이 중국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불만의 표출 일 뿐만 아니라 점차 다가오는 미중 패권 경쟁에 대한 미국 측의 계산된 도발이라고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1월 약 2주일간 아시아-태평양 경제공동체 (APEC) 다자회의가 열린 필리핀을 비롯, 일본, 한국, 중국, 베트남을 방문했다. 이 방문을 통해 트럼프는 인도-태평양 전략(Indo-Pacific Strategy)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내었는데 아직 구체화 되지는 않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회귀전략(Pivot Asia)을 보다 더 확대한 것이라고 보인다. 오바마의 아시아 회귀 전략도 중국의 부상을 염두에 둔 것이었지만 트럼프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민주주의 국가들의 연합’이라는 성격을 갖는다. 트럼프는 한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문에서 한국과 미국은 민주주의, 자유주의, 법치, 인권을 함께 공유하는 나라로서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인도태평양(Free and Open Indo-Pacific)을 만드는데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이야 말로 민주주의, 자유주의, 법치, 인권이 없는 나라이며 인도-태평양을 개방적이고 자유롭게 만드는데 가장 큰 장애가 되는 나라임을 거의 확정적으로 말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애초 경제적인 측면에서 중국에 대해 비판적이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인식은 ‘중국은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나라’라는데 까지 이르고 있다. 트럼프는 오바마의 군사력 감축 정책, 특히 해군력 감축을 격렬하게 비판하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미국 해군을 주력함 350척을 보유한 해군으로 증강 시키겠다고 유세 했었다. 트럼프가 당선된 후, 그러나 대통령에 취임하기 이전, 미국해군은 355척의 군함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제출했고 현재 미국정부는 해군의 계획안을 받아들이고 있다.

물론 오바마는 자신이 해군력 감축 계획이 미국을 약화시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조셉 나이(Joseph S. Nye Jr.) 교수는 오바마 시대의 미국해군은 세계 2위-18위의 해군을 모두 다 합쳐놓은 것만큼 막강 한 해군이라고 평가했다. 아무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과거보다 더욱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 1년차인 2017년 미국의 국방비는 전년대비 10% 상승했다. 2015년 년 말 트럼프는 2016년 대통령 선거를 위해 오바마 시대의 미국을 격렬하게 비판 한 책을 저술했는데 그 책에서 트럼프는 “나는 군을 재건하겠다. 보다 강력하고 위대한 군을 만들어 그 어느 나라, 어느 누구도 범접하지 못하게 함으로서 군사력을 사용할 필요가 없도록 만들겠다”(I will rebuild our military. It will be so powerful and so great that we will never have to use it. Nobody’s going to mess with us.)고 말했다. 트럼프 뿐 아니라 미국의 대통령은 그 누구라도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세력을 방치하지 않았다. 앞으로 미국과 중국사이의 패권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진행 될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최근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양다리 걸치기’라는 매우 위험하고 부적절한 외교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위험하고 부적절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첫째, ‘동맹국인 미국’ 이 적국인 ‘북한을 지원하는 중국’과 다투는데 어떻게 우리나라가 중립을 취할 수 있느냐는 의문 때문이며, 위험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미중 패권 경쟁에서 승자가 될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은 나라가 미국일 것이라는 점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다.

패권국이 도전자 에게 자신의 패권적 지위를 평화적으로 양보한 적은 없다. 미국은 힘이 압도적으로 우월한 시점이 지나기 전 중국의 도전을 꺾으려 한다. 즉 미국은 중국이 경제적, 군사력으로 더 이상 커지기 전에 도전의 싹을 잘라버리려 할 것이다. 지금 트럼프가 중국을 향해 전개하는 모든 정책들이 바로 그런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들 아닌가?

 

◇ 필자 이춘근 박사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 오하이오 주립대학 역사학(전쟁사)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세종연구소 외교안보연구실장, 자유기업원 부원장과 한국경제연구원 외교안보연구실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으로 왕성한 평론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화여대에 겸임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다. 

저서로는 <미중 패권 경쟁과 한국의 전략> <북한 핵의 문제> <현실주의 국제정치학> 외 다수가 있다. 

 
 

lck@jayoo.co.kr


더 자유일보 일시 후원

“이 기사가 마음에 들면 후원해주세요”

  • ※ 자유결제는 최대 49만원까지 가능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조석현 2017-11-30 15:14:02
트럼프 당선 예측하신 분 맞네요.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6111001070203007001
이 신문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놀랍군요.

홍수현 2017-11-28 21:20:55
혹시 이 글 쓰신 교수님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예측하신 분 아닌가요?

양은주 2017-11-27 13:49:40
양다리는 연애할때도 금물인데, 하물며 국가가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면 어떻게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