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률의 저서 '시대의소명, 뛰고 또 뛰고'가 지난달 출간됐다. 시대를 주도해온 역대 대통령과 관계 속에 살아온 저자의 조그만 성취와 실패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겼다. /저자 제공
안경률의 저서 '시대의소명, 뛰고 또 뛰고'가 지난달 출간됐다. 시대를 주도해온 역대 대통령과 관계 속에 살아온 저자의 조그만 성취와 실패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겼다. /저자 제공

"국회 안팎에서 나라의 민주화 산업화 선진화를 위해 뛰었다", "우리 정치역사의 주역(역대 대통령)들과 함께하며 작은 한 마리 ‘나비효과’를 위해 뛰고 또 뛰었다. 작은 나래짓이지만 지역과 나라 발전에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부지런히 움직였다."

지난달 출간된 <시대의 소명, 뛰고 또 뛰고>는 안경률 전 국회의원(제16·17·18)의 저서다. 2019년 시작해 탈고까지 3년 걸렸다. 문민정치와 보편복지를 추구하던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시대, 산업화·선진화·세계화를 주도한 이명박·박근혜의 시대적 소명을 구현하기 위해, 정치 현장에서 뛰면서 직접 경험하고 이루려 했던 일들을 담담하게 서술했다.

저자는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정치현장과 직·간접의 인연을 이어왔다. 최근엔 윤석열 대통령 선대위와 박형준 선대위 고문 등으로도 조용히 힘을 보탰다. 국회의원 시절엔 중앙당의 요직인 사무총장,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기후변화대응녹색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과 특임대사인 녹색환경협력대사를 역임했다. 저자에 대해, 절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찬사가 인상적이다.

"나보다 훨씬 고생 많이 하고 다양한 경험을 했다. 쓴맛 단맛 다 본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경륜과 안정감이 온몸에서 배어 나온다. 이념·이상을 향한 열정은 식을 줄 모르면서, 마음은 넓고 가슴이 따뜻하다. 시대의 요구를 한 번도 거절하지 않았으며, 이를 실천적 아이디어로 구체화시키는 감각의 소유자다."

정치적 격변과 시련을 경험한 저자가 한·미FTA, 한·EU FTA, 녹색성장 선진국을 동료 의원들과 함께 방문하며 미래한국을 걱정했다는 대목이 특히 눈길을 끈다. 2008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저탄소 녹색성장’을 언급하기 전부터, 저자는 ‘녹유럽의 녹색성장 트렌드와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등을 연구하게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 파산에 의한 금융위기로 ‘저탄소녹색성장정책’ 역시 물거품이 될 우려도 있었으나, 이 대통령의 과감한 투자가 동반된 ‘그린 뉴딜’ 정책으로 결국 위기를 극복했다. 덕분에 우리나라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빠르게 극복한 나라가 됐다.

민주투사 온산 최형우 의원과의 끈끈한 인연을 기록한 대목에선, 변화무상한 정치현장에서 바른 길을 걷고자 애쓴 저자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우리 정치의 어두운 단면이 소개되기도 했으나, 이런 경험 또한 훑어볼 만하다. "쌓이고 쌓이면 더 바른 역사, 더 밝은 역사가 된다"는 게 저자의 믿음이다. 이 책에서 다 소개 못한 김대중과 노무현 시대의 이야기도 궁금하다.

저자에 따르면, 글쓰기를 시작한 것은 "함께 했던 고마운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였다. 또한 "빈둥거리며 킬링타임하는 정상배가 아니라, 부지런한 인간적인 정치인으로 시대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 진력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진정성이 대한민국 현대사의 구체적 일부로 이 책에 녹아 있다. 그에게 ‘정치의 길’이란 곧 ‘인간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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