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동식
주동식

‘해외에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국내에 있을 때는 느끼기 어려운, 우리나라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해외에 나가면 피부로 느끼게 된다는 얘기이다. 현대자동차나 삼성전자 등 국내기업의 브랜드만 봐도 눈시울이 뜨거워진다는 경험담도 많다.

하지만 해외에 나가는 정도로는 비교조차 힘든, 진짜 애국자가 되는 경험도 있다. 그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분들이 공통적으로 증언하는 내용이다. 대한민국을 가장 걱정하고 사랑하는 사람은 대통령이라는 것이다.

사실 대한민국 5천만 국민의 운명이 자기 어깨 위에 놓여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누구라도 애국자가 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라는 자리의 무게는 그만큼 막중하다. 이건 특별하게 애국자의 자질을 타고나지 않아도,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자격을 갖췄다면 당연한 현상이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은 좌우 진영에 따라 방법론은 달랐지만 부국강병이라는 목표는 동일했다. 비록 판단 착오 또는 정치철학의 한계 때문에 결과가 실패로 드러날 수는 있지만, 애초부터 대한민국을 약화 또는 해체시키려는 목표로 국정을 운영하는 대통령은 있을 수 없었다. 대한민국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대한민국 국민과 모두의 당연한 상식이었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바로 문재인 전 대통령이다. 문재인 정권의 총체적인 국정 파탄의 책임을 단순히 그의 무능과 지적 저열함에 돌릴 수는 없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혼자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엘리트 관료들과 각 분야 전문가들이 대통령의 판단을 돕기 위해 정부부처와 청와대, 정치권에 포진해 있다.

좌파 출신인 김대중이나 노무현도 집권 이전에 가졌던 정책 소신을 취임 이후 바꾼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탈원전이다. 야당 시절에 극렬 환경주의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던 그들도 집권 이후에는 왜 탈원전이 비이성적인 선택인지, 왜 원전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지 이해하고 인정했다. 오랜 세월 전문성을 쌓아온 공무원 집단과 전문가들의 조언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문재인은 달랐다.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탈원전을 하면 전기요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는 취지로 두 차례나 보고했지만, 문재인은 임기 5년 내내 이를 묵살하고 국민들에게 공개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전기요금 대폭 인상 보고서를 작성한 산업부 공무원들을 윽박지르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건 문재인의 의도가 애초부터 역대 대통령의 그것과는 정반대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문재인 일당들의 목표는 대한민국을 발전시키고 민생을 안정시키는 게 아니었다. 그런 목표를 추진하다가 역량 부족으로 실패한 게 아니다. 그들의 목표는 처음부터 대한민국의 약화 나아가 해체였다고 봐야 한다.

이런 사례는 탈원전으로 그치지 않는다. 최저임금 대폭인상, 근로시간 단축, 대기업 때려잡기, 깡패 노조 보호하기 그리고 대한민국의 적국인 북한 김씨정권과 그 배후인 중국에 대한 무조건적인 감싸기와 충성 등이 그 사실을 잘 보여준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신약성경 고린도전서 말씀이다. 한마디로 사랑이란 그 대상을 아끼기 때문에 그만큼 조심스럽게 대한다는 얘기이다. 이게 위정자가 국정을 대하는 기본자세다. 자신의 선택이 얼마나 많은 국민들에게 영향을 끼치는지 알기 때문에, 아무리 확신에 찬 정책이라도 전면 시행에 앞서 거듭 검토하고 공청회 등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는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은 대한민국을 사랑한 적이 없다. 아니, 문재인은 대한민국을 뼛속 깊이 증오한다.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할 국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은 문재인의 증오와 저주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국민들이 윤석열을 선택한 이유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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