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연합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연합

차기 당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국민의힘 안팎에서의 계파 간 의원모임들이 속속 개장을 앞두고 있다. 김기현 의원 주도로 만들어진 여당 1호 공부 모임 ‘혁신24 새로운 미래(새미래)’는 이번 주 첫 발을 뗄 것으로 보인다.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을 주축으로 하는 ‘민들레(민심을 들을래)’도 계파 논란을 잠재우며 재정비에 들어갔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미래는 오는 22일 국회에서 ‘시대의 과제, 사회통합과 정치 선진화’라는 제목의 첫 세미나를 연다. 강사로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나선다. ‘혁신24 새로운 미래’라는 이름에는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24시간 24절기 혁신을 잊지 않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의지가 담겼다. 새미래는 한 달에 두 번씩 정기 세미나를 열어 △ 민생경제 △기후변화 △저출생·고령화 △한반도평화 △정치혁신을 핵심 주제로 선정해 강연을 진행하고 토론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새미래는 야당 시절이었던 21대 국회 초반 김 의원이 만들어 초·재선 의원 30명 정도와 함께 활동한 공부 모임 ‘금시쪼문’(금쪽같은 시간을 쪼개 문제를 푼다)의 ‘여당 버전’이기도 하다. 김 의원 측도 여당 입장에서 모임의 성격에 변화를 줬고, 전 정부의 정책에 대해 잘못된 점을 지적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까지 국민의힘 의원 115명 중 절반 가까운 50여명이 혁신24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내 과반이 넘는 의석수가 참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그 이유 또한 윤석열 대통령과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김 의원이 계파색이 옅으면서도 유럽연합(EU) 특사 등 주요 인사로 활동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윤석열 정권의 잘못에 대해 부담없이 지적할 수 있고, 개혁적 방향에 대해서도 조언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친윤계 의원모임인 민들레는 당내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 속에 일단 재정비 작업에 들어갔다. 민들레는 전체 의원이 참여하는 오픈 플랫폼을 표방했지만, 경선캠프·인수위에서 활동한 측근 그룹을 중심으로 참여 의사를 밝혔다는 점에서 세력화 시도가 아니냐는 비판에 휩싸인 바 있다.

따라서 민들레 측은 논란이 재연되지 않도록 충분한 준비작업을 거쳐 활동할 방침이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장제원 의원도 민들레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와 관련해 민들레 공동 간사를 맡은 이용호 의원은 지난 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권성동 원내대표가 ‘민들레에 대한 오해가 좀 있으니 포장지라도 좀 바꿔서 하면 어떠냐’는 말씀을 하셔서 고민 중"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민들레는 모임 이름이나 인적 구성을 바꾸기 위한 고민에 들어가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0명 정도 되는 의원들도 상황을 지켜보며 추가 활동에 들어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당내에서는 새미래와 민들레 외에도 의원 모임이 추가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잠재적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은 이와 같은 움직임에 계파정치를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안 의원은 "서로 모여 생각을 공유하는 것은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본다"면서도 "(공부 모임을) 만들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자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