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등 해외 와이너리들이 잇달아 국내 와인 수입사에 수입단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와인 판매대. /연합
유럽 등 해외 와이너리들이 잇달아 국내 와인 수입사에 수입단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와인 판매대. /연합

최근 소주와 맥주의 출고가 인상으로 혼술족, 집맥족의 근심이 늘고 있는 가운데 대중적 술로 자리매김한 와인의 가격도 꿈틀대고 있다.

19일 유통·주류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등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 와이너리들이 물류비 상승과 작황 부진 등을 이유로 국내 수입사에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와이너리는 40% 이상 수입 단가를 높이고 있으며 고가 와인 생산자들의 인상 요구가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형 와인 수입사인 A사 관계자는 "프랑스 샴페인과 부르고뉴 와인의 생산자 측에서 최근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며 "이상기온에 따른 작황 변동 폭이 큰 유럽 와이너리들의 인상 요구가 크다"고 전했다.

또다른 수입사 B사의 관계자도 "인플레이션과 작황 부진으로 와이너리들이 수입 단가를 20∼40% 높이고 있다"며 "수입단가 상승분을 이미 판매가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와인 수입·유통사들 대부분은 급격한 가격인상보다 다양한 형태로 인상 요인을 상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일례로 대형마트들은 매입 물량 확대와 선물거래 등으로 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있다. 인기 샴페인 등 대중 와인 매입 물량을 지난해보다 20∼30%가량 늘리면서 가격을 동결한 이마트가 실례다. 이마트는 프리미엄 와인인 프랑스의 그랑 크뤼 등급 와인의 현지 가격이 40% 이상 올랐지만 물량 협의를 통해 인상률을 최소화했다.

와인 수입사 C사 관계자는 "국내 모든 물가가 오르고 있어 와인 값 인상이 시기적으로 쉽지 않아 수입단가 인상 요구를 최대한 막고 있다"면서 "수입 주류는 판매점에서 가격을 할인하는 경우가 많아 수입단가 인상 이후에도 소비자가 체감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청에 위하면 지난해 국내 와인 수입액은 전년 대비 69.9% 늘어난 5억5981만달러(약 7227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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