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文정부) 찌르는 것은 나의 칼이 아니라 너의 과거다.”
“널(文정부) 찌르는 것은 나의 칼이 아니라 너의 과거다.”
  • 객원논설위원 장자방
  • 승인 2019.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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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신재민, 지난 정부였다면 '의인'이나 '영웅'
김태우 전 수사관과 신재민 전 사무관

어제는 오랜만에 텔레비전 뉴스를 시청했다. 신재민 전 사무관의 신변에 관한 급박한 소식이 궁금하기도 했고, 김태우 청와대 전 특감반원이 동부지검에 참고인으로 출두한다는 소식도 들려왔기 때문이다. 아직도 서슬이 시퍼런 3년 차 권력에 당당하게 맞서고 있는 김태우 전 수사관과 신재민 전 사무관의 얼굴에는 ‘가이 포크스’ 가면이 없다. 있는 그대로 생생한 민얼굴로 나서고 있다.

‘가이 포크스’ 가면은 오래 전에 상영되었던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라는 정치 영화에 주인공이 쓰고 나와 폭압적 정부에 맞서는 상징적인 표현물이다. 벤데타(Vendetta)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처절한 복수를 뜻하지만 영화 속 의미는 폭압적인 정권에 대항하는 정의의 의미로 사용된다.

이 영화에는 기억에 남을 만한 명대사가 상당히 많이 등장한다. 그중에는 “정치인은 진실을 덮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예술가는 진실을 알리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는 대사도 나오지만 가장 인상적인 대사는 “널 찌르는 것은 나의 칼이 아니라 너의 과거다”라는 구절이다,

이 대사를 문재인 정권에 적용하면 비수(匕首)에 해당되는 명대사가 아닐 수가 없다. 더구나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어 폭로를 한다는 것은 자신의 양심을 걸었다는 뜻이자 자신들의 행위가 하늘에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정당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 두 사람의 폭로에는 유사한 공통점이 있다.

◇자신이 직접 겪은 팩트를 가지고 폭로

김태우 전 수사관. 사진=연합뉴스
김태우 전 수사관. 사진=연합뉴스

그 공통점이란 자신이 직무수행을 하면서 주변에서 들은 얘기를 중심으로 자신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그랬을 것이다’라고 예단하여 폭로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수행한 직무활동을 바탕으로, 또 자신이 직접 겪었던 팩트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확신을 가지고 폭로에 나선 데에는 공익적 자긍심도 작용했을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재민 전 사무관이 기자회견을 통해 4조원 적자 국채 발행을 하라고 압력을 행사한 당사자가 당시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이었다면서 차영환 전 비서관의 실명을 당당하게 거명한 점이다. 또 김태우 전 수사관이 동부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박형철 반부패비사관의 실명을 당당하게 거명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만약 김태우와 신재민의 폭로가 지난 박근혜정부 때 일어났다면 문재인을 비롯한 집권세력은 공익적 제보라고 하면서 이 두 사람을 영웅이나 의인으로 만들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집권세력으로부터 심하게 인신공격을 당했으니 호빠 고영태가 웃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 두 사람은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집권세력과 좌파세력에 의해 졸지에 미꾸라지가 되어 있고, 망둥이가 되어 있다. 손혜원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에 의해 인격 파산자로 매도되고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돈벌이 나섰다고 인격 모욕까지 받고 있다. 현재 이 두 사람은 청와대에 의해 고발되었거나 기재부로부터 고발당해 있다. 그것도 명예훼손이 아니라 공무상 기밀누설죄를 걸었다.

서류 보이는 심재철 의원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3일 국회에서 정무·기재위원이 참석한 신재민 전 사무관 관련 회의에서 ‘KT&G 관련 동향 보고’라는 제목의 서류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서류 보이는 심재철 의원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3일 국회에서 정무·기재위원이 참석한 신재민 전 사무관 관련 회의에서 ‘KT&G 관련 동향 보고’라는 제목의 서류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권력 차원에서 기밀누설죄로 고발했다는 것은 어떻게 해서라도 입을 틀어막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하지만 이들이 폭로한 내용 중 어떤 대목이 국가 기밀에 해당되는지 국민은 그저 놀랍고 의아할 따름이다.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과 감사, 공공기관의 임원에 대해 불법으로 정치성향을 조사하고 과거 경력을 조사한 것은 짐작컨대 전임 정부 때 임명된 사람을 몰아내고 ‘캠코더’ 사람을 내려 꼽기 위해 조사한 것이 틀림없다. 이 자료가 어째서 국가기밀인지 아둔한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또한 민간인 동향을 사찰하고 민간기업의 사장을 몰아내기 위해 어두운 밀실에서 쑥덕공론하는 것이 어째서 국가기밀사항에 해당되는지, 또 세수가 넘치고 있는데도 적자 채권을 발행하여 전임 정부에 덤터기를 씌우려고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이 개입해 압력을 행사한 것이 과연 국가기밀에 해당되는 사항인지, 아닌지를 판단 못할 국민은 없을 것이다,

◇권력 비위 폭로하니 공무상 기밀이라니?

이처럼 권력이 결코 해서는 안 되는 부적절한 일을 모의 하다가 미수에 그친 내용을 폭로했다고 해서 공무상 기밀사항에 해당된다고 고발하는 정권의 후안무치 또한 역겹기 짝이 없다. 주목할 것은 김태우 전 수사관이 동부지검 출두에 앞서 기자들에게 자신의 심경을 밝힌 대목이다,

김태우는 위에서 지시하면 그저 열심히 일하는 것이 미덕이라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업무 중 공직자에 대해 폭압적으로 휴대전화를 감찰하고 혐의 내용이 나오지 않으면 사생활까지 탈탈 털어 감찰하는 것을 보고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권력 실세들의 측근 비리 첩보를 보고하면 모두 직무를 유기하는 행태를 보고 분노를 금치 못했다는 말도 했다.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느꼈을 심경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 정권 최고의 실세 민정수석 조국은 국회운영위에 출석하여 김태우의 폭로를 부정으로 일관하며 개인일탈로 일축했다. 하지만 김태우는 조국의 답변은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기재부 또한 신재민 전 사무관의 폭로는 사실이 아니라고 둘러댔다.

멀쩡한 사람 잡아 가두는 것이 주특기인 현 정권이 이 두 사람을 가만 둘 리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기밀누설죄가 아니라 괘씸죄나 불경죄에 해당되기 때문일 것이다, 김태우는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은 제가 올린 감찰 첩보에 관해 첩보 혐의자가 자신의 고등학교 동문인 것을 알고 직접 전화해 감찰 정보를 누설했다. 이것이 공무상 비밀누설이지, 어떻게 제가 비밀누설을 했다는 것인가”라고 항변했다.

누가 들어도 일리가 있는 발언이었다. 그렇다면 최종 판단은 정권의 충견 검찰과 법원이 아니라 국민이 내릴 수밖에 없다. 그래야만 무죄라는 당연한 귀결로 매듭지어 질 것이기 때문이다.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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