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전기요금의 연료비 조정단가 결정이 전격 연기됐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건물의 전기계량기. /연합
올해 3분기 전기요금의 연료비 조정단가 결정이 전격 연기됐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건물의 전기계량기. /연합

정부가 3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결정을 전격 연기했다. 물가 잡기에 주력하고 있는 정부의 고심이 반영된 조치란 해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한국전력에 3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결정을 연기한다고 통보했다. 당초 산업통상자원부는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이날 중 3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여부와 폭을 결정해 한국전력에 통보하고, 한국전력은 하루 뒤인 21일 오전 발표할 예정이었다.

앞서 한국전력은 지난 1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에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 내역 등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전기요금 인상을 요구했다. 한국전력이 제출한 연료비 조정단가는 kWh(킬로와트시)당 33원 수준이다. 이는 한국전력이 연료비 상승 요인에 따른 적자를 면하려면 3분기 조정단가를 33원은 올려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폭은 직전 분기 대비 kWh당 최대 ±3원, 연간 최대 ±5원으로 제한돼 있다. 한국전력이 산정한 조정단가는 인상 상한폭의 10배가 넘는 수준인 셈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결정 시기가 연기된 데 대해 "한국전력이 애초부터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방안을 제시했어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미흡했다"면서 "한국전력의 자구노력 등에 대해 점검하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의 이날 발언은 한국전력이 전기요금 인상을 요구하기에 앞서 충분한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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