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유럽 출장을 마치고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유럽 출장을 마치고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유럽 출장 후 기술 리더십을 강조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복심이 삼성그룹의 비상경영체제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20일 경기도 용인 소재 삼성인력개발원에서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DS부문 사장의 주재로 전자계열사 사장단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유럽 출장에서 돌아온 지난 18일 공항 도착 일성으로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을 강조하고 기술중시, 우수인재 확보, 유연한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피력하자 한 부회장이 후속 대책 마련 등을 위해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는 최윤호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 25명이 참석해 글로벌 시장 현황과 전망, 사업 부문별 리스크 점검, 전략사업과 미래 먹거리 육성 계획 등을 폭넓게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은 "국제 정세와 산업 환경, 글로벌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며 "장기적 안목으로 변화의 흐름을 읽고, 새로운 먹거리를 잘 준비해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 급변의 시대에는 판단을 주저하거나 망설이는 행위는 오판과 같은 만큼 더 빠르게 변화하고, 과감하게 도전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이에 사장단은 삼성이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기존의 한계를 돌파하는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배터리, 부품 등 각 분야에서의 신기술 개발과 신시장 개척에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재계는 이번 회의가 삼성전자 DX부문의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하루 앞두고 열린 데다 오전 7시 반부터 8시간 넘게 마라톤 회의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삼성 각 계열사가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비상경영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기술을 통한 미래 준비’를 강조해 온 만큼 고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에 준하는 강도 높은 혁신과 미래 먹거리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해 ‘뉴 삼성’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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