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연합(RN) 대표가 19일(현지시간) 파리의 당사에서 총선 2차 투표 결과에 관해 연설하는 모습. /EPA=연합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연합(RN) 대표가 19일(현지시간) 파리의 당사에서 총선 2차 투표 결과에 관해 연설하는 모습. /EPA=연합

에마뉘엘 마크롱(44) 프랑스 대통령 주도의 범여권이 프랑스 총선(의회선거)에서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20년만에 재선을 달성한 프랑스 대통령은 20년만의 ‘여소야대’ 정국을 맞게 됐다.

19일(현지시간) 하원 결선투표의 집계 마무리 결과, 마크롱 대통령의 르네상스당을 비롯한 여권 ‘앙상블’은 전체 577석 중 245석을 얻었다고 프랑스 내무부가 밝혔다. 345석이던 앙상블이 무려 100석을 잃은 것이다.

반면 중도진영의 침체 속에서 좌우로 각각 기울어진 진영이 약진했다. 좌파 장뤼크 멜랑숑(70)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가 이끄는 좌파연합 ‘뉘프’(NUPES)는 135석을 얻었다. 녹색당(EELV)·프랑스공산당(PCF)·사회당(PS)에 의한 신생 좌파연합이 ‘뉘프’다. 유럽의 간판 우파 정치인 마린 르펜(53)의 국민연합(RN)은 89석을 장악, 61석을 얻은 중도우파의 전통적 간판인 공화당(LR)을 제쳤다. RN의 경우, 8석에서 10배 넘게 의석수를 늘려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과반의석인 최소 289석에 44석 모자라 법안 단독처리가 불가능해진 집권당은 공화당과 연대를 고려 중이다. "민주적 충격", "다른 당과 협력하지 않으면 프랑스를 개혁하고 보호하는 우리의 능력이 차단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나온다. 당장 마크롱 대통령이 주력하던 연금개혁·은퇴연령 62세→65세 상향 조정·감세 법안의 의회 통과 역시 불투명해졌다.

대(對)러 제재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도 탄력이 떨어질 전망이다. 멜랑숑 대표는 유럽회의론(Euroskepticism: EU식 유럽통합에 반대하는 이념)자이자 친러 성향, 르펜 대표는 푸틴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멜랑숑 대표가 "마크롱의 선거 실패"를 논평하자, 르펜 대표 또한 "마크롱의 모험이 종착지에 이르렀다" "국민연합은 창당 이래 최대 세력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프랑스 총선 이후 연설하는 좌파 연합 멜랑숑 대표. 좌파 연합 ‘뉘프’(NUPES)의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가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총선 결선투표 초기 결과가 발표된 뒤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프랑스 총선 이후 연설하는 좌파 연합 멜랑숑 대표. 좌파 연합 ‘뉘프’(NUPES)의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가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총선 결선투표 초기 결과가 발표된 뒤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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