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지휘부는 목구멍으로 밥이 넘어가는가
軍지휘부는 목구멍으로 밥이 넘어가는가
  • 권채빈 기자
  • 승인 2019.01.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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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참모총장, 사단장… 軍이 위로부터 무너진다
김용우 육군참모총장
김용우 육군참모총장

‣ 군 장성 인사를 앞둔 2017년 9월 어느 날 청와대 인사수석실 정 모 행정관이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을 국방부 근처 한 카페로 ‘불러내’ 만났다. 육참총장이 장성진급 추천권을 가진 만큼 이날 만남은 말할 필요도 없이 군 인사에 관해 논의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정 행정관은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지 불과 두 달 만인 그해 6월 청와대에 들어갔다. 김 참모총장을 불러내던 당시 청와대에서 그의 직급은 ‘별정직5급 상당’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행정관은 이날 군 장성급 인사자료를 들고 나갔다 분실하는 바람에 사표를 냈다.

청와대 해명대로 5급이든 몇 급이든 행정관이 참모총장을 불러낼 수도 있다. 그러나 참모총장 입장에선 어떤가. ‘누가 됐든 청와대 사람이 부르면 달려나갈’ 위치인가.

군복무를 했든 안 했든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지상군 사령탑이자 4성 장군인 육군참모총장이란 게 어떤 무게의 자리인가를.

정경두 국방부장관
정경두 국방부장관

‣ 그보다 앞서 올 새해 벽두에는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국민들을 경악케 하는 얘기를 꺼냈다.

지난 1일 KBS 방송에 출연한 그는 '김정은이 서울에 오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한 분명한 사과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다. 정 장관의 입에서 "비핵화와 평화 정착이 앞으로 잘 될 수 있도록 한다는 차원에서, 일부 우리가 이해하면서 미래를 위해 나아가야 될 부분이 있다"는 대답이 튀어나왔다.

천안함 폭침 때 저 우주를 다 준대도 바꿀 수 없는 우리 장병 46명의 목숨이 희생됐다. 그 구조 과정에서 또 10명이 사망했다. 연평도 포격 때는 해병 2명, 주민 2명이 생명을 잃었다. 그런 터에 국방부장관이 방송에서 턱 하니 '우리가 이해할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통일부장관이 그랬어도 난리가 날 판에 국방부장관이다. 어떤 자리인가.

‣ 다시 그보다 더 앞서 지난해 12월18일 북한과의 접경지역인 강원도 화천에서도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 등 여당의원 7명이 이 지역 육군 제7보병사단을 방문했다. 

당 차원에서 현장 얘기를 듣겠다는 이른바 청책(聽策)투어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 등 여당의원 7명이 이 지역 육군 제7보병사단을 방문했다. 이들은 장병들을 격려하고 ‘059 GP’가 있던 현장을 찾았다. 059 GP는 마주한 북측 GP로부터 최단 900m 떨어진 곳으로 지난해 9월의 ‘남북 군사분야합의서’에 따라 시범철수(폭파)된 곳이다.

GP 폭파 전 국방부는 분명히 공문을 통해 “잔해물을 보존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그러나 지침에도 불구하고 박원호 사단장은 이 GP의 잔해 철조망을 잘라 액자형태 기념품으로 만들었다.

모두 11개가 제작됐다. 박 사단장은 연말 부대를 위로방문한 군인공제회 간부며 시중은행 간부에게 각 1개씩 선물했다. 남은 9개는 앞서 본 것처럼 부대를 찾은 여당의원 7명 등 일행에게 주었다. 뭐가 어찌 됐든 ‘정치권’에 대한 박 사단장의 처신은, 마치 군 작전하듯 참으로 ‘기민’한 것이었다.

‘대통령 자리와도 바꾸지 않는다’는 저 사단장 어깨의 녹색 견장이 갖는 무게감 역시 아는 사람은 다 알 것이다.

‣ 세상이 온통 그렇고 그렇다 해도, 칼날처럼 제복을 줄 다려 입은 군인이라면 그래도 뭔가 좀 달라야 하지 않을까.

군마저 이 모양이니, 기자로서는 너무도 당연한 얘기를 또 꺼낼 수밖에 ― 나라(國)라고 하는 것은, 국민(ㅁ)국이 깃들어 사는 영토(囗)를 군(戈)이 지켜주는 공동체다.

북핵 폐기 쪽으로는 무엇 하나 실제로 진척되거나 성사된 건 도무지 없고, 그저 북의 심기를 살피는 ‘남쪽의 가녀린 말잔치’만 들썩한 지금이다. 이런 가운데 속절없이 폭파돼 무너져 내린 것은 비단 저 GP뿐인가.

당장 나는 먹고 살기 힘들어도 우리 국민은 꾸역꾸역 47조원을 올 국방예산으로 대야 한다. 군 지휘부는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가.

ultarikong@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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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길 2019-01-09 10:09:33
군이 이렇게 무너질수 있는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걱정스럽고 통탄할 일입니다. 이래서야 국민들이 어떻게 발을 뻗고 안도할 수 있겠습니까?
하루빨리 문정권을 끌어내리고 군을 비롯한 나라를 바로 세워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