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실패국가로 달려가고 있다.
대한민국, 실패국가로 달려가고 있다.
  •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 승인 2019.01.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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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김정은 야망과 의도 생각하지 않고, 자기 편의대로 생각하는, 전형적인 철부지 사고

-문재인의 가치, 제도, 정책은 생산요소의 창조적 결합 방해. 시장원리에 의한 가격 결정 막아

-건국, 산업화, 민주화 신화 창조한 철학·가치·제도·정책·리더십이 거대한 벽에 부딪혀 좌초 중

돌아가신 아버님 보다 1살이 더 많으신, 80대 중반 원로 경세가와 저녁을 같이 하면서 3시간 넘게 대화를 나눴다. 신문사 경제부장-대학총장-장관을 두루 거쳤고, 무엇보다도 시대와 치열하게 씨름을 해오신 분이다.

놀랐다. 마치 50대 절친을 만나서 담소를 나눌 때처럼 대화 토론에 막힘이 없어서다. 몸은 80대 중반이지만, 생각하고 공부하고 글 쓰고 말하는 것은 50대와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나도 30년 뒤에 저 정도만 되면 원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 놀란 것! 80 평생 살면서 대동아전쟁, 해방, 내전, 6.25전쟁, 정변, 외환위기 등 많은 위기를 겪었는데, 겪어 본 위기 중에서 지금의 위기가 가장 심각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총체적인 하강·퇴행 압력이 너무나 강하기 때문이다.

그밖에 많은 얘기를 나누었는데, 현실에 대한 진단(극도의 위기의식)이 전적으로 일치하니, 대부분의 얘기들이 이해되고 깊이 공감되었다. 대한민국이 겪는 미증유의 위기의 실체와 원인에 대한 얘기는 충분히 나누지 못하였는데, 아마도 나랑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 직업이 희한한 직업이라, 대한민국에서 그 누구 못지 않게, 다방면에 걸쳐 많은 통계를 섭렵·분석·종합한다. 다양한 분야의 제도, 정책, 가치와 실물을 살핀다. 학생운동-노동운동-자동차회사(그것도 협력업체 담당)-여의도에 자리잡은 정책연구소(주로 민주당에 한국판 제3의길을 심으려 했다)를 거치다 보니, 이 정권의 핵심·간판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았다. 학생운동·노동운동 시절, 내 뒤에서 나에게 박수치고 격려하던 애들(상당수가 sns왈왈이요, 대깨문이다)의 사고방식도 비교적 잘 안다. 내가 깨우치려 하던 놈들이니…

각설하고, 내 위기의식은 이렇다.

◇다양한 분야 제도, 정책, 가치와 실물서 드러나는 징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외교 안보 위기가 여간 심각하지 않다. 북핵, 인민에 대한 통제력, 이들의 통일 의지, 한미관계, 한일관계, 한중관계 등. 우리는 통일은 당연히 북한의 남한화로 생각하고 통일비용 걱정이나 한다. 하지만 한반도 최강권력자 김정은이 생각하는 통일은 그런 것이 전혀 아니다. 김정은의 야망과 의도를 생각하지 않고, 자기 편의대로 생각하니 전형적인 철부지 사고가 아닐 수 없다.

경제 위기? 철부지들은 수출실적과 1인당 3만 달러를 넘어선 소득지표 등을 들이댈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중국의 거센 추격과 추월, 주력산업과 기술의 수명주기로 인해, 제4차산업혁명 등 새로운 경제기술 패러다임에 대한 응전 지체로 인해, 현재 먹을거리(산업경쟁력) 위기와 미래 먹을거리 위기가 동시에 들이닥치고 있다. 반도체를 빼놓고, 중국의 추격추월을 여유 있게 따돌린 산업은 없다.

산업화의 기적을 창조했던 우리의 주요 산업도시가 미국 북동부 오대호 연안의 러스트벨트(rust belt)처럼 변해가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의 경제 위기가 심각한 것은, 과거에 뿌린 씨앗(반도체 등 주력산업)에서 나오는 높은 소출로 지금은 그런대로 잘 먹고 잘 살지만, 미래에 먹을 양식을 가져다 줄 씨앗은 별로 뿌리지도 않았을 뿐더러, 그 씨앗이 발아하고 성장하기에는 시장·산업 생태계가 너무나 황폐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뜨거워지는 가마솥에서 한가로이 놀고 있는 개구리를 연상케 한다.

◇‘대한민국호’ 침몰 경고음, 갈수록 자주, 크게 울린다.

경제위기설, 파국 임박설, 구조 결함설(종속경제론)은 1960년대에도, 1970년대에도, 1980년대에도, 1990년대에도, 2000년대에도 있었다. 주로 실물경제로부터 먼 재야 학자·정치인이 주로 제기했다. 바로 이런 기억 때문에 위기, 파국, 구조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늑대가 나타났다’고 여러 번 거짓말한 양치기 소년처럼 취급되곤 한다.

하지만, 지금 제기되는 경제위기설은 이전과 달리 기업인, 기술자 등 실물경제를 잘 아는 사람들 쪽에서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등이 쑤욱 끌어올린 평균화된 경제지표를 근거로, 경제를 총량적으로 평가하는 관료, 학자들은 무덤덤하다. 수십년 동안 잊을만하면 반복되는 그 양치기 소년의 호들갑 정도로 보는지 모른다.

설상가상으로 2008년 금융위기는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초저금리와 확장적 재정 정책(양적 완화)으로 극복을 했는데, 이제는 그 후유증(과잉 유동성에 따른 거품)과 대략 10년마다 반복되는 순환적 세계 경제 위기가 중첩되어 나타나는 조짐이 역력하다.

위기를 증폭시키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거세게 밀어붙이는 제반 가치, 제도, 정책은 하나같이 생산 요소의 창조적 결합과 파괴를 어렵게 하고, 수요와 공급의 시장원리(사적 자치)에 의한 가격 결정을 막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규직=영구직을 정상으로, 비정규직을 비정상으로 여기는 고용 패러다임과 생산성을 훨씬 상회하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대표적이다.

그 결과 능력 있는 기업의 국내투자와 고용을 극력 기피하게 만들고, 빼어난 인재의 민간기업 취업과 창업을 꺼리게 만든다. 기업가 정신을 철저히 말살하고, 하는 일에 비해 월등한 처우를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좋은 자리(직장)을 차지하여 편하게 사는 지대추구 마인드를 창궐하게 한다.

◇공공부문·규제산업·면허직업, 인재를 블랙홀처럼 빨아

문재인 정부는 민간 부문으로 우수한 인재를 끌어당기는 유인보상체계는 훨씬 악화시켰다. 그래서 두터운 지대가 보장되는 공공부문과 규제산업과 면허직업으로 우수한 인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망국적 유인보상체계에 대한 문제의식조차 없기에 전통적으로 벤처중소기업을 괴롭혀온 인재난, 금융난, 판매(판로)난, 원청 갑질은 별로 잦아들지 않았는데, 설상가상으로 최저임금과 노동시간 등 국가규제 리스크를 떠 안겼다.

한국에서 기회와 희망을 찾지 못한 우수한 청년인재들은 기회만 있으면 해외로 떠나려 한다. 1960~80년대는 이들이 대양을 돌아다닌 연어처럼 선진 지식, 기술, 인맥, 사상, 문화를 가지고 돌아왔으나, 지금은 이런 인재들에 대해서는 선진국들이 자국의 국적 부여와 더 나은 기회와 더 높은 보상을 통해서 여간해서 유출되지 않도록 한다. 게다가 한국은 이제는 기회도 없고, 보상도 약하고, 미래는 어두운 데, 공동체 의식이나 애국심은 더 약하다.

지속가능성(재생산) 위기가 밀어닥치고 있다. 아직은 그런대로 작동하지만 조만간 파국을 맞이할 시스템이 열 손가락으로 헤아리기 힘들다. 인구구조, 분배구조, 청년 일자리, 교육, 재정, 연금, 의료, 에너지, R&D, 농업·농촌, 지방, 민족문화, 국방, 한미관계와 한일 관계 등.

단적으로 2000년 이후 분배의 질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이윤과 소득·임금은 생산성이나 지대 수취력이 높은 소수, 상층, 강자에 집중·편중되고 있다. 생산성과 지대수취력 격차가 중첩되어 이중화, 양극화, 경제력 집중 현상이 일어나고, 특별히 공공 양반화, 스펙(시험)계급화, 직장계급화, 연공서열화 등 한국 특유의 부조리가 심화되고 있다. 부문·계층의 분위별 소득점유율과 취업자의 소속·지위별 임금 등 근로조건 격차와 그 성격은 소득 집중의 수준과 내용이 OECD 최악을 넘어 실패국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살펴보면 살펴볼수록 대한민국의 법, 제도, 규제, 예산, 사법, 공공기관과 이를 통할하는 정치 품질이 개판이다. 보수와 진보를 초월하여 정치의 혼미 무능이 보통이 아니다.

사회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제값·제몫·제자리 개념이 없으니, 약탈주의가 횡행한다. 뭐든 먼저 먹는 놈이 장땡이요, 힘 있으면 많이 먹는 것을 능사로 안다. 공짜 밝힘증과 지대추구가 극심하다. 모든 힘센 놈들은 다 도적떼 심리로 무장하고 있다.

그러면 결국 취약 근로자, 자영업자, 지방민, 청년세대, 미래세대가 작살나게 되어 있다. 이들은 조직도 되어 있지 않고 발언권도 약하니… 그래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투명인간처럼 되었다. 175만 원 가지고 어떻게 사냐고 하는 자들은 0원 혹은 50만 원도 못 버는 사람들을 아예 모르쇠 한다. 빨리 죽으라는 얘긴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왜 침몰했나? 왜 못 구했나? 진상과 진실 어쩌구 하면서, 많기도 하고 복잡다단한 사고 원인을 거의 규명하지 않고, 이를 보수 정부의 범죄로 몰아가던 짓을 하더니, 이게 성공하자 이 습성을 다양한 곳에 적용한다.

매사를 선-악, 정과 사(正邪)로 재단한다. 노동-자본, 가계-기업, 진보- 보수에 선-악, 정-사 프레임을 들이대니 당하는 쪽, 빼앗기는 쪽에서 극도로 반발할 수 밖에… 사회에는 적대감, 증오감이 넘쳐난다. 사회는 산산조각났다.

주력산업 위기에 대해서는 엉뚱하게 재벌 탓을 하면서, 국가규제와 국가 형벌권 강화를 대안으로 내놓는다. 툭하면 이명박근혜 9년 탓, 친일 탓, 보수 탓 등 아무튼 남 탓이다. 단군 이래 가장 많은 기회를 누렸던 X86세대는 개항 이후 백오십 년 역사상 처음으로 자식세대가 부모세대보다 못사는 세상을 만들어내게 되었다.

◇X86세대, 부모세대보다 자식세대가 못사는 세상 만들어

꿈과 희망이 말라붙고, 낮은 데서 높은 데로 올라가는 희망과 도전의 사다리가 끊어졌다. 흙수저 청년에게는 넘기 힘든 벽과 건너기 힘든 광막한 사막이 펼쳐져 있다. 미래에 대한 청년들의 불안과 회의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 연기하게 만들어 끝이 보이지 않는 초저출산 사태를 초래하고 있다.

불가항력적인 불운이 밀어닥쳐서가 아니다. 민주화운동의 주력부대이자, 우리 사회의 중추인 X86세대가 받아 안은 철학, 가치, 정서, 문화가 청년에게 최악의 체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민주, 진보를 표방하는 세대나 세력만 문제 아니다. 건국, 산업화, 민주화 신화를 창조한 철학, 가치, 제도, 정책, 리더십이 거대한 벽에 부딪혀 주저앉았다. 우둔한 자는 벽에 부딪힌 줄도 모르고 승리와 복수를 노래하고, 명민한 자는 벽 앞에 주저앉아 망연자실하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행한 수많은 개혁 시도가 바다에 한 쟁기질처럼 되었다. 변화 개혁의 몸짓이 다람쥐 쳇바퀴 돌기처럼 되었다.

철부지들을 하도 많이 보다 보니, 쓰나미처럼 밀어닥치는 위기의 실체와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한 것 같아서 길게 써 봤다.

jayooilbo@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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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길 2019-01-17 10:21:46
소장님의 진단과 우려와 걱정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호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하는데
기업투자가 현저하게 감소되어 성장잠재력과 고용이 우려되는 수준입니다.
참으로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