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기 성남시장 재직 시절 기업들로부터 성남FC 후원금 총 160억원을 유치하고 그 대가로 각종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후원금 중 일부가 성과급 명목으로 이 의원 측근에게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성남FC의 ‘2015∼2017년 성과급 지급 내역(후원금 관련)’에 따르면 2015년 성남FC 마케팅실장이었던 이석훈씨는 희망살림으로부터 2차례에 걸쳐 19억원을 유치한 대가로 세전 약 1억7300여만원을 성과급으로 받았다.
‘경기 유니폼 상의 전면에 로고를 노출하는 조건으로 광고를 유치했다’는 것이 지급 사유였다. 이씨가 유치한 19억원은 네이버가 시민단체 희망살림을 거쳐 성남FC에 주기로 한 후원금 39억 원 중 일부다.
이씨는 이재명 의원의 측근으로 구단 홍보마케팅실장을 거쳐 2016년 1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성남FC 대표이사를 지냈다. 또 이 의원이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자 2019년 1월에는 공공배달앱을 운영하는 코리아경기도주식회사 대표가 됐다. 코리아경기도주식회사는 이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의 치적으로 내세우는 공공배달 앱 ‘배달특급’ 운영사다.
2016년 3월부터 1년간 성남FC 감사로 일했던 이헌욱씨도 두산건설과 NHN엔터 등으로부터 광고를 유치한 대가로 5300만원을 받았다. 이헌욱씨는 2019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을 지냈다. 또 성남 FC 간부였던 노모씨도 성과급으로 5600만원을 받았다.
3년간 성남FC가 지급한 후원금 유치 성과급의 90.6%가 이 3명에게 돌아갔다. 이 때문에 후원금에 대해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자금세탁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석훈씨에 이어 성남FC 대표가 된 윤기천씨도 이재명 의원의 성남시장 재직 당시 비서실장이었다. 윤씨는 이 의원이 경기지사가 되자 경기신용보증재단 감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 의원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면서 두산건설, 네이버, 농협, 분당차병원, 알파돔시티, 현대백화점 등 6개 기업으로부터 성남FC 후원금 명목으로 약 160억원을 받고 그 대가로 각종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 기자명 송준영 기자
- 입력 2022.06.22 14:14
- 수정 2022.06.22 15:45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