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운
박종운

누리호 인공위성 발사 성공을 축하한다. 대한민국 과학자들이 우주기술 관련해서도 드디어 자립을 이루었다. 이와 관련해 두 대통령의 모습이 대조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멀리 서울에서 중계를 보며 전문가인 나로우주센터 관계자들이 발사과정을 직접 진두지휘하게 하였다. 대통령이 없었기에, 현장에서는 사소하지만 중대한 결함을 발견하고 6월 17일 즉시 발사를 멈출 수 있었다. 또 문제를 해결한 뒤 6월 21일 다시 발사해 성공에 이를 수 있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달랐다. 문 전 대통령은 성공을 잔뜩 기대하고 그 순간의 영광을 자신의 것으로 ‘네다바이’하기 위하여 2021년 10월 21일 현장에 갔다. 나로우주센터에서는 당연히 대통령 영접하랴 브리핑하랴 안 써도 될 신경을 써야 했다. 신경을 집중시켜야 할 판에 신경을 분산시키고 말았다. 결함을 끝까지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중단시키고 재발사할 결정도 내릴 수 있어야 했다. 하지만 대통령까지 왔는데 누가 그런 말을 꺼낼 수 있을까? 희망 섞인 사고가 실패 가능성을 끝까지 체크하지 못하게 했을 수 있다.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어느 정도 작용했는지를 계량해서 말할 수는 없지만, 두 대통령의 태도가 인공위성 발사의 성공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것만은 확실하다.

이와 관련, 사진 한 장이 생각난다. 오바마 대통령은 9·11테러의 주범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하는 결정적 작전에서 작전지휘관에게 가장 좋은 자리를 내줬다. 그리고 자신은 곁에서 쪼그리고 앉아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상황을 관전하는 사진이다. 그런 태도가 오사마 빈 라덴 제거를 성공시키는데 긍정적 영향을 끼쳤을 것임은 확실하다. 미국 남북전쟁 때 링컨 대통령은 세세한 작전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적 에드윈 스탠턴(Edwin McMasters Stanton)을 육군장관에 앉혀서 전쟁을 진두지휘하게 했다. 그 결과 승리를 얻을 수 있었다. 전쟁 영웅 출신으로 분리독립파인 남부군 대통령이 된 제퍼슨 데이비스가 고집을 부려 진영의 단합을 이뤄내지 못하게 했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현장의 과학기술자들,그리고 전문가·책임자들에게 전권을 준 윤석열 대통령. 모두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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