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국제공항에 도착해 환영 행사에 참석하며 셰이크 압둘라 빈 자예드 UAE 외무장관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베네트 총리는 ‘아브라함 협약’을 통해 외교관계를 정상화한 아랍국가 중 하나인 UAE를 이날 처음으로 방문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는 아브라함 협약 체결 후 여러 차례 역사적인 UAE 방문을 시도했으나 코로나19 대유행 등으로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연합

이스라엘 총리가 ‘아브라함 협약’을 통해 관계를 정상화한 아랍국가들 중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했다. 이스라엘 총리로서 걸프 지역 아랍국가를 공식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를 최초로 공식 방문한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는 실세인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비밀 장소에서 만났다. 구체적인 면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외신들은 이날 만남을 "역사적인 순간"으로 묘사했다. 이번 방문은 이란의 강경 정권을 견제하며 핵 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에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이스라엘의 일간 ‘하욤’은 베네트 총리와 무함마드 왕세제의 면담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과 이란이 제공하는 드론 관련 정보가 논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9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UAE와 바레인·모로코·수단 등과 이른바 ‘아브라함 협약’을 체결하고 관계를 정상화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정책 핵심은 미국이 중동문제에 휩쓸리지 않아도 좋을 구도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 전임인 버락 오마바 대통령이 핵 제재를 일부 해제해 이란을 기사회생시킨 결과, 중동의 불안정은 재발됐다. 이란과 친밀한 중국에겐 호재였고 미국으로선 악재였다. 미국의 세계 전략이자 동북아 전략인 ‘중국 봉쇄’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측면도 있다.

관계 정상화 이후 아랍에미리트와 이스라엘 간의 교역 규모는 1년간 7억 달러(약 8270억 원)까지 크게 늘었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양국의 관계 정상화로 UAE의 관광허브인 두바이에 대규모 관광 수요가 촉발되고, 무역 또한 호황기를 맞았다. 석유로 인해 재정이 풍부한 투자자들은 첨단 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걸프 지역의 자금이 이스라엘의 기술 생태계로 유입되는 중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아울러 최근 몇 주 동안 양국의 여러 회사들이 거래를 성사시키는 등, 유대 국가와 걸프 지역 군주국 사이의 관계 정상화가 기업 이익을 더욱 높여줄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졌다.

이스라엘 총리가 1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에서 UAE 실세인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오른쪽) 아부다비 왕세제와 회담하고 있다. /연합
이스라엘 총리가 1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에서 UAE 실세인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오른쪽) 아부다비 왕세제와 회담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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