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신년기자회견의 경제인식 ‘암담’ 자체
문재인 신년기자회견의 경제인식 ‘암담’ 자체
  • 한대의 기자
  • 승인 2019.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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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노동, 기업소득-가계소득 등 민주노총과 공공양반들이 좋아하는 1대 99 프레임 사용

-미국은 상위 1%, 한국은 상위 9%의 소득과점이 불평등의 주요 원인. 생산성 차이는 없어

-결정적인 혁신요인들 깡그리 뭉개면서 ‘혁신’자 붙는 산업과 제품에 돈 퍼붓는 문재인 정부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중 경제 관련 언설에 대해서 짚어야 할 것이 많다.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근간은 불평등 양극화 해소다. 핵심 문제의식은 “경제성장의 혜택이 소수의 상위계층과 대기업에 집중되었다”는 것(그래서 기업소득과 가계소득 비중 변화를 주요한 문제로 삼는다). 그래서 “부의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이 세계에서 극심”하여, “1대 99 사회”가 되었다는 것이며, 그 해법으로 “공정경제를 기반으로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을 통해 ‘사람중심 경제’ ‘혁신적 포용국가’ ‘함께 잘 사는 경제’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목표야 좋은 말 대잔치니 시비 걸만한 것이 없다. 문제는 진단에 있다. 단적으로 ‘1대 99 사회’라는 진단이 대표적이다. 이 프레임은 2011년 9~11일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벌어진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운동에서 처음으로 등장하였다. 불평등 양극화 일자리 3불의 주범을, ‘1’로 설정하니, 나머지 ’99’는 피해자(피착취자), 약자가 되어 면죄부를 받는다. ‘1’을 향해 삿대질, 팔뚝질을 하면 정의의 사도가 된다.

신년기자회견에서 드러난 문재인의 경제 인식은 심각한 우려를 자아낸다.

‘1’에 해당하는 존재는 나라마다 다른데, 미국은 금융회사·주주·천문학적 연봉을 받는 자들이고 한국에서는 이재용으로 대표되는 재벌과 부동산 부자다. 1대 99 프레임, 자본-노동 프레임, 기업소득-가계소득 프레임은 민주노총과 공공양반들이 정말 좋아하는 프레임이다. 여기에 보수-진보, 친일부역-항일민주, 사-정 프레임을 슬쩍 얹는다.

이 1대 99 프레임은 이미 2016년 6월 20대 국회 정당 대표 연설 때 충분히 논박되었다. 그 때 정진석 의원(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이 총대를 맸다. 정진석이 한국 특유의 부당한 격차의 예로 든 것이 4개였다.

첫째, 미국과 한국의 상위 1%와 10%(그 다음 9%)의 소득점유율이다.

“한국은 미국과 함께 가장 불평등한 국가군에 속합니다… 소득 상위 10%의 사람들이 전체 소득의 절반을 가져간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소득 상위 10%에 속하는 사람들은 대기업의 오너나 경영진, 의사와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 그리고 대기업과 공공부문 정규직 노동자들입니다. 이들의 연봉은 평균 1억을 넘습니다. 하위 90%에 속하는 사람들은 비정규직 노동자, 중소기업 노동자, 영세 자영업자들입니다. 이들의 연봉은 2,000만에서 3,000만원 정도입니다.”

이는 김장수 박사의 ‘소득불평등과 좌파기득권'(여연포커스 2016-01, 2016.2.18)에 그 근거 수치가 있는데, 요지는 미국은 상위 1%의 소득 과점(19.34%)이 소득불평등의 주요 원인이라면, 한국은 상위 10%, 특히 (상위 1%를 뺀) 9%의 소득 과점(미국 28.82% vs 한국 32.64%)이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다.

둘째,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로 ‘2015년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보고서’(고용노동부, 2015년 6월 기준)에 따르면 정규직 평균 319만 원, 비정규직 평균은 137만 원이었다.

셋째, 광주 기아차와 1차, 2차 협력업체(사내하청 포함)의 임금 격차였다. 이 근거는 한국노동연구원의 ‘광주형 일자리 창출 모델 연구용역 최종보고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기아차 광주공장 정규직 평균연봉은 1억원, 사내하청 평균 5천만원, 1차 협력사 4700만원, 그 사내하청 3000만원, 2차 협력사는 2800만원, 그 사내하청은 2200만원이었다.

이는 현대자동차 등 한국 자동차산업, 조선산업, 석유화학 산업 등 거의 모든 산업에서도 비슷한 양상이다.

광주 기아차나 현대자동차의 가치생산사슬에서 드러난 임금 격차는 숙련(노동의 질)이나 생산성 격차와 거의 무관하다. 동일한 노동이라 하더라도, 그 임금 수준은 소속이 어디냐에 따라 천양지차다. 원청인 기아차나 현대차가 1차 부품업체의 단가를 좀 올려준다고 해도 2차, 3차 등 가치생산사슬 전반의 격차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넷째, 지하철2호선 스크린도어 수리업체인 은성PSD 내의 임금 격차로 서울메트로 퇴직자들은 월 440만 원, 사망한 김 군 등 비정규직 근로자 월 144만원이었다.

셋째와 넷째 격차를 국가고용통계는 다루지 않지만,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가장 악질적인 격차로서, 영혼 깊숙히 상처를 준다. 그런데 한국 특유의 격차여서 그런지 국제비교 통계가 없고, 국제비교 통계가 없다보니, 현장에서는 아우성일지라도 담론화는 잘 되지 않는다.

한국, 미국 등의 상위 10%의 소득 점유율과 경계소득(분위별 하한값)과 그 구성원을 비교해보면, 한국의 상위 10%는 미국과 달리,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이 검증한 높은 생산성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다. 공무원이 임의로 만든 표준(보수 기준), 국가규제, 국가독점, 민간 독과점, 우월적 지위에 의한 갑질, 부동산 불로소득 등 두터운 지대(초과이득)를 깔고 있다.

한국의 소득 상층 500만 명은, 선진국이라면 1,000만 명이 먹을 파이를 먹고 있다. 이는 우리의 독특한 생산물 시장, 노동시장, 공공부문, 국가규제와 표준, 고비용 구조, 과도한 요구와 기대의 산물이다. 노동관계법, 노조, 국가규제 등 온갖 보호 방벽을 갖춘 상층 500만 명은 하는 일에 비해 받는 처우가 너무나 높기에, 행여나 성 밖으로 내몰릴까 불안해 한다. 이들은 ‘해고는 살인’이라고 부르짖으면서 극단적인 고용안정을 추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의 노예이기에 부당한 지시명령 앞에 비겁해진다. 사회적 위상이 조선시대 노비나 다름없는 대다수 성 밖 사람은 오로지 성안 진입, 즉 지대수취 계급에 속하기 위해, 특히 그 정점에 있는 공공부문 진입을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인다. 교육과 시험 경쟁이 치열한 이유도, 교육과 산업 및 사회의 극심한 괴리가 일어나는 것도 교육과 시험이 바로 지대추구의 핵심 수단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지대의 성채로 올라가는 핵심 사다리기 때문이다.

한국의 공공부문, 대기업, 규제산업 종사자와 부동산임대소득자 등 소득 상층은 우리의 생산력에 비해, 또 각자의 생산성에 비해 과도한 소득을 얻고, 나머지는 과소한 소득을 얻는다. 소득 상층은 시장환경에 비해 과도한 보호를 받고, 나머지는 과소한 보호를 받는다. 과도한 보호를 받는 존재들에게 대한민국은 따뜻한 온실이지만, 나머지에게는 삭막한 시베리아다.

극단적으로 다른 두 세계는 동전의 양면이다. 성안 귀족으로 불러야 마땅한 전자가 떠넘긴 위험과 부담은 성밖 평민으로 불러야 마땅한 가난한 국민들과 중소협력업체와 미래세대가 오롯이 떠안는다. 전자의 억압과 착취(지대 수취)가 후자의 결핍과 절망을 낳는 것이다.

모든 분야, 모든 층위에서 우월적 지위를 가진 존재의 약탈과 억압(갑질)이 난무하는 구조와 문화에서는 먹이사슬의 최말단에 위치한 하층이 최대의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그 중심에 외국인 노동자들과 일자리와 임금을 놓고 경쟁하는 중·하층 근로자들이 있다. 대한민국은 외국인 노동자에게는 천국이요 , 이들과 경쟁하는 내국인 노동자에게는 지옥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세계화, 자유화에 따른 세계 보편적 문제가 아니라 한국 특유의 악질적 부조리다.

그런데 문재인 참모들이 써 준 1 대 99 운운하는 저 글은 한국 특유의 악질적 모순부조리를 덮어버린다. 신년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 “승자독식 경제라고 불리는 경제적 불평등은 비단 우리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전 세계가 직면한 공통의 과제”라고 한 것까지는 좋다. 모든 문제는 세계적·선진국적 보편성과 한국적 특수성이 있기 마련인데, 한국적 특수성에는 눈을 감고, 문제를 세계적 보편성으로 환원해 버린다.

이것만 해도 심각한 문제인데, 해법은 전혀 세계적 보편성을 결여하고 있다. “OECD, IMF 같은 국제기구와 주요 국가들은 ‘포용적 성장’을 그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것은 맞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를 제외한 그 어떤 정부도 ‘사람중심 경제’ 같은 헛소리 안한다. 한국처럼 무식하게(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을 보라) 최저임금을 끌어올리지 않고, 정규직=정상, 비정규직=비정상 패러다임에 입각하여 비정규직 규제 안한다. 이미 양반귀족이 된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 늘리겠다는 짓은 천부당만부당이다.

사람중심 경제니 ‘사람이 먼저’니 하는 얘기 한 지 제법 됐는데, 도대체 그 대립물을 뭘로 설정할까? 돈(자본) 중심 혹은 이윤중심 경제 아닐까? 참 신기한 것이 국호에 민주, 인민, 공화국을 집어넣은 나라들 즉 중화인민공화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등은 대체로 민주, 공화와 거리가 아주 멀다. 하지만 대한민국, 일본국, USA, UK 등은 국호에 민주와 공화가 없지만 훨씬 민주적이고 공화적이다.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사람 중심’을 가장 강조한 나라는 내가 알기로는 주체 조선이다. 사람 중심을 강조하는 나라들이 사람을 가장 못살게 군다. 우연이 아니다. 사람 운운하면서 자유(선택권), 자본, 시장, 기업, 이윤 등을 억눌러 버리기 때문이다.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사회라는 오래된 표현도 정말 구리다. 용이 뭘 의미하나? 과거에는 과거급제였다. 지금은 고시공시 합격하여 공공부문에 들어가거나, 은행 등 규제 산업에 들어가거나, 의사, 변호사 등 면허직업을 갖는 것이다. 이런 산업, 직업은 다른 나라와 달리 엄청난 지대가 주어진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개혁은 용 자체를 없애는 것이다. 아니 새로운 용을 만드는 것이다. 내가 알기론 중국의 용은 성공한 벤처기업가다. 유니콘쯤 될 것이다. 한국도 유니콘 쯤 되어야 용으로 쳐주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러저러한 정책을 통해서 가계실질소득을 늘리고, 의료, 보육, 통신 등의 필수 생계비를 줄였단다. 그런데 뒤에 가면 쌀값이 여러해 만에 크게 올랐다면서 농가소득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여 장사가 잘되도록 돕겠다 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대책을 강화하겠다 한다.

생활물가 상승, 쌀값 상승, 골목상권 보호, 장시간 일자리 감소-단시간 일자리 증가 등은 도시 저소득계층과 1~3분위 가계 실질소득에 어떤 영향을 줬을까? 말이 필요없다.

혁신의 핵심은 사회적 유인보상체계를 바로잡는 것이다. 수많은 곳에 즐비한 진입장벽=나와바리 보호용 규제를 걷어내는 것이다. 생산요소의 창조적 결합-해체, 재결합-재해체를 용이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가장 결정적인 혁신 요인을 깡그리 뭉개면서 한다는 짓이 ‘혁신’자 붙는 산업, 제품에 돈 퍼붓는 것이다. R&D예산 늘리는 것이다.

전기수소차를 늘리고, 데이터, 인공지능, 수소 경제 예산 늘리고, 스마트 자 붙은 곳에 예산 늘리고, 스마트 공장 늘리고…

X86 비서 여러 놈이 연설문 작성에 관계해서인지, 김구의 나의 소원의 가장 유명한 구절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는 말을 인용한다. 문화가 무엇일까? 설마 BTS 등 한류로 이해하는 것은 아니겠지! 문화는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의 총체다. 지금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사고방식을 봐라. 우리 이니 어쩌구,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 운운하는 지독한 국가의존=국가주의다. 지대추구다. 공짜 밝힘증이다. 떡 줄 놈은 생각도 안하는데, 떡 먹으려고 입 벌리고 있다. 통일대박론 얘기다. 평화를 힘이 아니라, 상대의 선의와 무슨 문서로 얻으려 한다. 그만하자. 입 아프다.

걱정스럽다. 경제고용 정책에서 이리도 무지몽매한 집단이 외교안보 북한정책에서 현명하고 유능할 리가 절대로 없기 때문이다.

gw2021@jay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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