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나지 않은 전쟁·끝나지 않은 임무’ 유엔사령부

세계사 전례 없는 자유 진영 21개 국가 통합군
‘대한민국 번영’ 가능케 한 한반도 평화의 보루

21일 오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6·25전쟁 캐나다 참전용사인 존 로버트 코미어 씨 유해 안장식에서 유가족들이 코미어씨 유해를 안장하고 있다. 19살인 1952년 4월 참전해 약 1년 동안 대한민국의 자유 수호를 위해 싸운 코미어 씨는 본국에서 숨진 후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되는 14번째 참전용사이다. /연합
21일 오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6·25전쟁 캐나다 참전용사인 존 로버트 코미어 씨 유해 안장식에서 유가족들이 코미어씨 유해를 안장하고 있다. 19살인 1952년 4월 참전해 약 1년 동안 대한민국의 자유 수호를 위해 싸운 코미어 씨는 본국에서 숨진 후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되는 14번째 참전용사이다. /연합

25일은 6·25 발발 72주년이다. 이와 관련해 우리 국민이 알아야 할 것 중 하나가 유엔사령부(United Nations Command, 이하 유엔사)의 존재다. 문재인 정부가 5년 내내 ‘종전선언’에 매달린 것은 바로 이 유엔사를 해체하기 위해서다.

유엔사는 한국전쟁 당시 전투병력을 파견한 유엔 16개국 군대와 5개국 의료부대를 통괄 지휘하기 위해 만들어져, 휴전 이후 정전(停戰)상황을 관리해 왔다. 한마디로, 한국전쟁 때문에 생겨나 한국에만 있는 군사기구이자 ‘유엔군’의 실체다. 주한미군이 그것의 현재적 실상이기도 하다. 유엔사는 한반도 ‘유사 시’ 유엔 깃발 아래 즉각적인 군사 개입을 할 수 있다.

유엔사는 72년 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對)북한 군사제재와 통합사령부 설치 결의로 구성돼 현재에 이른다. ‘종전’이 정식 선언된 바 없기에 임무도 끝나지 않았다. 1950년 7월 24일 일본 도쿄에서 미국 주도로 유엔사가 설립될 때, 북한군은 대전을 돌파해 남하하고 있었다. 16개국(미국·호주·벨기에·캐나다·콜롬비아·에티오피아·프랑스·그리스·룩셈부르크·네덜란드·뉴질랜드·필리핀·남아프리카공화국·태국·터키·영국) 병력과 5개국(덴마크·인도·이탈리아·노르웨이·스웨덴) 의료팀의 통합 지휘부, 그게 당시 유엔사였다.

유엔의 최초 조치는 ‘38선 이북으로의 철수’를 요구한 안전보장이사회 결의(UNSCR 82호)였다(뉴욕 현지시간 1950년 6월 25일). 이틀 후(27일) 북한군 격퇴를 위한 회원국들의 지원을 권고하는 결의안(UNSCR 83호)이 채택된다. 이 결의가 유엔이 한국전쟁에 개입한 법적 근거다. 7월 7일 프랑스·영국이 UN전투부대들을 하나의 군사기구로 통합하는 결의(UNSCR 84호)를 지지, 이에 따라 미국은 안보리 결의 이행 및 한국에서의 유엔군 활동을 지휘하는 국가로 지명됐다.

6·25전쟁에서 유엔군은 전사자 5만여 명을 포함해 총 16만여 명의 사상자를 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조인 후 16개 참전국들은 전쟁 재발 시 신속하게 지원할 것을 유엔본부에서 결의했다. 2차 대전이 끝난 지 몇 년 안 된 시점, 소련·중화인민공화국 상대의 3차 대전으로 번질 것을 우려한 미국 및 국제 여론 속에 전쟁은 억지로 수습된다. 우리국민이 결사 반대하는 가운데, 유엔군(마크 클라크)-북한군(김일성)-중공 인민지원군(펑더화이) 3자가 정전협정에 서명했다.

‘자유대한 통일’ 신봉자 이승만 대통령은 협상 및 협정에 철저히 불참한다. 한국 정부가 ‘종전’을 거론하거나 유엔사 해체를 말할 수 없는 이유다. 스스로 협정 참가 자격을 포기하고 유엔을 당사자로 만들어 ‘분단의 영구화’ ‘미군 철수’ 여지를 막은 것이다. ‘종전’이 정식 선언되면, 유엔사의 법적 존재의미와 역할은 자동 소멸한다. 북한에게만 이로울 상황, 그에 따른 대한민국 존망의 위기를 이승만 대통령이 차단해 둔 셈이다.

1950년 한국전쟁을 계기로 창설된 유엔사령부(United Natios Command). 하단의 16개 별은 전투병력을 파견한 16개국을 상징한다. 현‘유엔군’의 실체가 ‘유엔사령부’다.
1950년 한국전쟁을 계기로 창설된 유엔사령부(United Natios Command). 하단의 16개 별은 전투병력을 파견한 16개국을 상징한다. 현‘유엔군’의 실체가 ‘유엔사령부’다.

1957년 7월 유엔사는 도쿄에서 서울로 이전했다. 1959년 10월엔 휘하 육·해·공군 군사령부를 창설,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수행하게 된다. 1961년 5·16 이후인 5월 26일 국가재건최고위원회와의 합의로 전시작전통제권을 유엔사에 귀속시키되, 일부 부대의 전작권을 환수했다. 이후 베트남전쟁에 파견된 한국군 지휘권을 한국 측에 부여, 1968년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對간첩 작전 시 예비군을 포함해 한국군에 대한 전작권을 한국군이 행사하기로 합의한다.

1978년 한미연합사령부(연합사)가 창설돼 유엔사 통제를 받아 온 이래, 유엔사·연합사 사령관이 주한미군 및 미8군 사령관을 겸해 왔다. 큰 의미를 가지는 관행이다. 미 합동참모본부의 지휘를 받던 유엔사 지휘권은 나중에 미 태평양사령관으로 넘어갔다. 유엔사가 태평양사령관의 직접 통솔 하에 놓이면 한반도 유사 시 대응능력이 강화된다. 이렇게, 유엔사는 ‘세계사로서의 한반도 문제’를 상징한다.

유엔사령부 의장대가 미국과 한국 국기, 유엔기, 한미연합사령부기를 들고 있다. /보이스 오브 아메리카(V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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