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참전 국군·유엔군 유공자들과 오찬…메달 일일이 걸어주며 90도 인사

 

윤석열 대통령이 6ㆍ25전쟁 72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군 및 유엔군 참전유공자 초청 오찬에서 베니토 주니오 카마초(필리핀. 당시 육군 제2대대 전투단 훈련병) 참전용사에게 평화의 사도 메달을 수여하고 있다. 오른쪽은 윌리엄 길버트 클라크(미국. 당시 공군 하사).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6ㆍ25전쟁 72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군 및 유엔군 참전유공자 초청 오찬에서 베니토 주니오 카마초(필리핀. 당시 육군 제2대대 전투단 훈련병) 참전용사에게 평화의 사도 메달을 수여하고 있다. 오른쪽은 윌리엄 길버트 클라크(미국. 당시 공군 하사). /연합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전쟁 발발일을 하루 앞둔 24일 국군 및 유엔군 참전유공자와 오찬하며 사의를 표했다.

천안함 등 북한 도발에 맞선 호국영웅·유족 오찬(9일 대통령실),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를 찾은 보훈 가족·국가 유공자 오찬(17일 전쟁기념관)에 이은 3번째 보훈 강조 행보다.

이날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1시간40분간 진행된 오찬에는 한국을 다시 찾은 9개국 출신 유엔군 참전용사 12명과 외국에 거주하는 교포 참전용사 13명 등 참전용사 및 후손 200여 명, 유엔 참전국 외교사절, 한미 군 주요 지휘관이 참석했다.

70여 년 만에 유해를 확인한 고(故) 김학수 이병의 딸과 50여 년 만에 북한을 탈출해 돌아온 국군 참전용사 유재복·김종수·이대봉 씨도 포함됐다.

윤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여러분은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청춘을 바쳐 공산세력의 침략으로부터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줬다"며 "오직 피끓는 사명감으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국민을 지키라는 그 부름에 응해 고귀한 희생과 헌신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우리가 누리는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 번영은 국군과 유엔군 참전용사의 피와 땀, 희생과 헌신 위에 이룩된 것"이라며 "하지만 전장에서 산화한 참전 용사가 아직도 가족 품에 안기지 못한 채 이름 모를 산하에 잠들어 있다. 지금도 북한에 억류된 채 고통 속에 사는 국군포로도 계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앞으로 6·25 전사들의 유해 발굴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마지막 한 분이 가족의 품에 안기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참전용사들의 우정과 헌신을 대한민국은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할 것"이라며 "여러분의 용기와 숭고한 정신을 받들어 대한민국도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자유를 지키는 데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지난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2차 발사 성공을 언급하며 "자체 기술로 누리호 발사에 성공했고 우주로 가는 길을 열었다. 참전용사 여러분이 계시지 않았다면 그날의 영광은 없었을 것"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유엔군 참전용사 후손과 주한미군 장병들에게도 "한국과 여러분의 우정이 앞으로도 이어져 영원한 친구로 남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유엔군 참전용사 5명에게 '평화의 사도' 메달을 수여했다.

이 메달은 유엔군 참전용사의 희생과 공헌을 기억한다는 뜻에서 1975년부터 정부 차원에서 증정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참전용사들에게 메달을 걸어줄 때마다 영어로 "감사하다. 잊지 않겠다"고 인사를 건넸으며, 수여식 뒤 한 명씩 연단 아래로 내려갈 때마다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메달을 받은 미군 참전용사인 윌리엄 길버트 클라크 씨는 "서울로 비행기를 타고 와 서울대 예전 기숙사를 임시 막사로 사용했다"고 회고하며 "대한민국 정부는 자유에 대한 감사를 그 어느 나라보다도 진실하게 보여준다"고 밝혔다.

오찬 중에는 주한미군 출신으로, 부친과 삼촌 2명이 각각 미 해군·육군·해병대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인연이 있는 데이비드 페냐플로 씨가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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