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경찰청장 후보자인 치안정감 6인. 왼쪽부터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윤희근 경찰청 차장, 송정애 경찰대학장, 우철문 부산경찰청장, 이영상 인천경찰청장, 박지영 경기남부경찰청장. /경찰청 제공
차기 경찰청장 후보자인 치안정감 6인. 왼쪽부터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윤희근 경찰청 차장, 송정애 경찰대학장, 우철문 부산경찰청장, 이영상 인천경찰청장, 박지영 경기남부경찰청장. /경찰청 제공

김창룡 경찰청장(58·경찰대 4기)의 임기가 다음달 23일 만료되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의 첫 경찰청장 인선이 본격적 화두로 떠올랐다.

통상적으로 경찰청장 임기 만료 한 달 전에는 새 경찰청장 내정자가 발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임 경찰청장 내정은 윤석열 대통령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이번 주말쯤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경찰청장의 계급인 치안총감은 경찰 전체를 통틀어 단 1명밖에 없는 계급이다. 말 그대로 경찰청장만이 가질 수 있는 계급인 셈이다. 자연스레 그 다음가는 계급인 치안정감 중에서 차기 경찰청장이 나올 수밖에 없다.

경찰 직제상 치안정감은 7명이다. 치안정감은 경찰청 차장, 국가수사본부장, 서울·인천·경기남부·부산경찰청장, 경찰대학장 등 7명이다. 이 중 임기가 보장된 국수본부장을 제외한 6명이 청장 후보인 셈이다.

6명 중에서 현재 윤희근 경찰청 차장(54·경찰대 7기)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58·행시 특채), 우철문 부산경찰청장(53·경찰대 7기)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물론 이영상 인천경찰청장(57·간부후보 40기)과 박지영 경기남부경찰청장(59·간부후보 41기), 송정애 경찰대학장(59·순경 공채)도 치안정감이지만 앞선 3명에 비해서는 가능성이 다소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26일 경찰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행안부는 최근 차기 경찰청장 인선을 위해 인사검증동의서 등 인사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 경찰청장 후보군인 치안정감들은 지난 24일 인사검증동의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은 이들의 자료를 토대로 인사 검증을 하고 있다.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인 윤희근 경찰청 차장은 충북 청주 출신으로 1991년 경위로 임용된 후 충북경찰청 정보과장, 경찰청 경무담당관, 서울경찰청 정보1·2과장, 서울경찰청 정보관리부장, 경찰청 경비국장을 지냈다. 경력에서 알 수 있듯이 경찰 내 대표적인 ‘정보통’이다. 경찰 조직 내 인망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윤 차장이 경찰청장에 내정된다면 유례를 찾기 어려운 ‘초고속’ 승진이 된다. 그는 지난 5월 말 치안감에서 치안정감으로 승진한 뒤 이달 8일 경찰청 차장에 내정됐다. 윤 차장이 경찰청장이 된다면 두 달만에 치안감→치안정감→치안총감이 되는 셈이다.

다만 현장 수사경력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인해 경찰의 수사권한이 커진 상황에서 이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다. 하지만 경찰의 현장 수사는 국가수사본부에서 총괄하는만큼 큰 문제는 아니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울산 출신으로 울산 학성고와 서울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후 2004년 행정고시 특채로 경찰에 입직했다. 김 청장은 대통령실 복두규 인사기획관의 고등학교 동문이기도 하다.

그는 경찰청 정보1과장과 서울광진경찰서장, 경찰대학 학생지도부장, 경찰청 대변인, 경찰청 사이버수사국장, 울산경찰청장 등 다양한 자리를 거쳤다. 경찰청 대변인 시절에는 직원들과 소통하는 리더십을 높게 평가받았다.

경찰대 출신도 아니고 간부후보생 출신도 아니지만, 그런 ‘비주류’라는 점이 오히려 이번 청장 인사에서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로 경찰 내부의 반발이 조직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경찰 내부의 ‘제복 카르텔’을 타파할 생각이 확고하다면 그만한 적임자도 없다는 평가다. 윤 정부 출범 후 치안정감 중에서도 최고의 요직인 서울경찰청장에 발탁됐다는 것도 그런 평가를 뒷받침한다.

우철문 부산경찰청장은 경북 김천 출신으로 대구 성광고와 경찰대(7기)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 경위로 임용된 후 서울지방경찰청 기획예산계장, 경찰청 인사과장, 생활질서과장, 서울서초경찰서장, 경찰청 자치경찰추진단장, 경찰청 수사기획조정관을 역임했다.

경찰 개혁 핵심 과제인 자치경찰제를 추진한 ‘기획통’으로 경찰행정의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과감한 업무추진력과 빈틈없는 실무능력으로 경찰 내에서의 평가도 매우 좋다. 부산경찰청장 발령 전 수사기획조정관이던 그는 경찰을 대표해 행안부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사는 최종 발표가 나기 전까지 알 수 없다. 이들 외에도 다른 3명의 치안정감 중에서 ‘깜짝 발탁’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직책의 특성상 공직사회에서도 청렴성에 대해 더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검증에 상당히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국 신설에 대해 어떤 소신을 갖고 있느냐도 청장 인사의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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