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근
이춘근

2008년 미국 월스트릿이 붕괴되고 미국의 경제가 파탄상황이 됐다. 그 무렵 압도적인 다수의 한국 국민들과 전문가들은 미국은 곧 붕괴될 것이고 색다른 자본주의국가인(중국 사람들은 자신들의 체제를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라 부른다) 중국이 2030년대 후반이 되면 미국을 대체하는 세계의 패권국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거의 대부분의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처럼 생각하고 있을 즈음, 필자는 2030년대 후반 미국이 중국에 밀리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패권국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는 주장은 외로운 주장이었을 뿐만 아니라 비판 당하는 주장이기도 했다. 미국이 승리하리라는 주장은 국제정치에 대한 잘못된 주장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국제환경에 적절하게 적응할 수 없게 하는 나쁜 결과를 초래할 분석이라는 비판이었다. 그 결과 지난 10년 이상, 대한민국 정부는 ‘앞으로 쇠락하게 될 미국보다는 차세대 패권국이 될 중국에게 잘 보이는 것이 낫다’라는 관점에 근거한 외교 정책을 전개해 왔다.

미국이 오랫동안 패권국으로 남아 있으리라는 주장의 가장 강력한 근거는 ‘어떤 패권국도 도전자에게 자신의 지위를 평화적으로 양보한 적이 없었다’는 아주 단순하지만 매우 강력한 역사적인 진실이었다. 미국이 중국과 평화적으로 경쟁하고, 중국의 힘이 미국의 힘을 능가할 때까지 아무런 대책없이 기다리다가 궁극적으로 중국에게 패권국의 지위를 넘겨준다? 이런 순진한 발상은 국제정치의 원칙은 물론 미국이라는 나라의 본질을 모르는 사람들의 말일 뿐이다. 필자는 미국은 중국과 군사력을 동원한 전쟁을 벌이기 이전 중국의 경제발전을 둔화 혹은 파탄시킴으로써 중국이 원천적으로 미국에 대항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미국은 중국의 경제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채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시 본격화되기 시작한 중국 경제 죽이기 작전은 바이든에 의해서도 지속되고 있다. 최근 이보 달더(Ivo Daalder) 박사는 덴마크 수상을 역임한 라스무센과 함께 작성한 글에서, 나토의 모든 회원국은 중국과 같은 독재국가들이 서방진영 국가 하나를 공격할 경우 미국과 나토는 방위 조약 5조(회원국 1국에 대한 도발은 전체회원국에 대한 도발로 간주하고 모두가 즉각 대응한다)처럼 중국의 경제 공격에 대해 집단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대응하자고 제안했다. 중국이 이같은 전면적인 경제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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