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구
이재구

사람과 가장 친근한 동물은 단연 개다. 1만4000년 전부터 함께 했다. 이들은 사람의 음성명령과 신체언어를 읽고 이해하고 적절히 반응한다. 애완견도 있지만 사냥개임을 드러내는 이름의 닥스훈트, 헤어하운드, 엘크하운드, 쿤하운드도 있다. 경찰·군용견인 셰퍼드는 독일 퇴역군인이 양치기 개를 개량한 것이다. 경비견 도베르만은 독일 경비원 출신 루이스 도베르만이 개량한 개다. 불 위 꼬챙이에 꿴 고기를 익히기 위해 쳇바퀴를 돌아야 했던 ‘언더독’도 있다.

인류가 기술 발달과 함께 로봇개를 만들려 한 것은 자연스럽다. 시초는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1939년 뉴욕 세계박람회에서 선보인 ‘스파코’다. 1999년 소니가 더 발전한 ‘아이보’를 내놨다. 2016년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드디어 진짜 개처럼 걷는 다목적 로봇개 ‘스팟’을 발표했다. 스위스, 이태리, 중국 등의 로봇개가 뒤를 이었다.

2년 전 현대차그룹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이래 스팟은 BTS와의 칼군무, 기아차 공장 야간 순찰 모습 등으로 우리에게 익숙하다. 스팟 경쟁자엔 미공군기지 경비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미국 고스트 로보틱스의 ‘V60’도 있다. 한국산으로는 지난 대선 때 한 후보가 발로 차 화제가 된 레인보우 로보틱스의 ‘RBQ-5’ 외에 에이딘 로보틱스의 ‘에이딘’ 등이 있다.

최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뜰의 로봇 경비견이 화제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세계 어느 국가 원수도 도입하지 않은 로봇개를 들이며 국민적 관심을 모았다. 미국산 ‘V60’으로 보인다. 로봇 산업계는 대통령이 로봇개에 대한 단순한 관심 외에 인공지능과 첨단 소재·부품 집약체인 우리 로봇 산업에도 실질적 힘을 실어 주길 기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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