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증시가 동반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유독 국내 증시의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지난달 말 893.36에서 최근 거래일인 이달 24일 750.30으로 16.0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2685.90에서 2366.60으로 11.89% 내렸다. 전 세계 대표지수 40개 가운데 코스닥지수와 코스피지수 하락률이 각각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6월 들어 국내 증시 수익률은 스웨덴의 OMX 스톡홀름30(-11.73%), 브라질의 보베스파(-11.39%), 오스트리아의 ATX(-10.78%), 아르헨티나의 머발(-10.49%) 등을 제치고 세계 최하위 수준이었다. 5월 기준 물가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60.7%에 이르고, 이달 중순 기준금리를 52%로 3%포인트 올린 아르헨티나보다 국내 증시의 수익률이 저조했다.

특히 6월에 상대적으로 선방한 아시아 증시와 비교하면 국내 증시의 낙폭이 더욱 두드러진다. 이달 들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각각 5.13%, 9.25% 올랐다. 홍콩의 항셍지수도 1.42% 상승했으며,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2.89% 하락에 그쳤다. 국내 증시처럼 반도체 종목의 비중이 큰 대만 가권지수가 8.95% 내려 낙폭이 큰 편이었지만 코스닥지수나 코스피지수보다는 덜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올리고, 주요국 중앙은행도 고강도 긴축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이에 경기침체 공포가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자 미국 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하고, 주요국 증시도 속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그중에서도 국내 증시의 하락률이 유독 높은 것은 수출 둔화, 원화 약세, 한미 금리역전 우려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 매도세, 반대매매 출회 등이 거론된다.

특히 신용거래융자와 차액결제(CFD) 관련 반대매매로 인한 매물 압력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 투자자가 경기침체 우려와 고환율로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반대매매 물량이 터져 나오며 낙폭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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