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이 24일 오전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열린 ‘새롭게 도약하는 민주당의 진로 모색을 위한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조승래 전략기획위원장의 결과보고를 듣고 있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을 향한 불출마 촉구 여론 속 긴 고민을 이어가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 의원이 이미 당 대표 선거 출마 쪽으로 결심을 굳혔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고용진 민주당 의원은 최근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당 의원 워크숍, 이른 바 ‘죽음의 조’라 불리는 14조 분임토론과 관련해 발언했다. 이 자리에서 홍영표 의원이 이재명 의원을 향해 ‘민주당의 통합과 단결을 위해 본인도 전당대회에 나가지 않을 테니, 이 의원도 당권에 도전하지 말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당의 단결이 가장 중요한 만큼 당내 단결·통합을 위해 이재명 의원이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고 의원은 "이재명 의원은 지금 계속 108번뇌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고 본인의 여러 정치적 상황에 대한 판단도 있어서 아주 깊은 고심에 빠져있는 상태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이미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말이 나온다. 이재명계 관계자는 "이 의원은 이미 결심을 굳혔고 출마 선언을 최대한 늦게 할 것"이라며 "이재명 책임론은 역설적으로 이재명 대항마가 없어 저렇게 흔드는 것이다. 당권은 리더십 있는 사람이 잡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충남 예산 리솜 덕산온천 리조트에서 1박2일로 의원 워크숍을 진행했다. 추첨으로 조를 뽑아 분임토론을 진행하는 이재명·홍영표가 같은 14조에 배정돼 이른 바 ‘죽음의 조’라 불리며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이 의원이 면전에서 자신을 향한 불출마 여론을 직접 마주한 만큼 거취에 대한 입장 표명도 빨라질 수밖에 없다는 말이 나온다. 이재명계 인사들 사이에서도 이 의원이 늦어도 이번 주 안으로는 전대 출마에 대한 결론을 내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재명계 관계자는 "후보 등록 시점이 7월 중순인 만큼, 7월초에는 결단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반면 이 의원이 당권 출마 결심을 굳혔다 하더라도 당내 다수 반대 의사를 확인한 만큼 입장 발표가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출마 명분은 쌓되, 반발여론이 수그러들 때까지 시간을 끌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편 이 의원은 워크숍 종료 후 기자들이 ‘불출마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묻자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 국민 고통이 극심하다. 국민 삶을 생각하는 정당으로서 경제위기 극복 방안이나 민생 어려움을 해결할 문제에 대해 한 번 깊이 있는 논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말을 돌렸다.

이 의원의 침묵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출마가 임박해질수록 이 의원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유력한 당권 주자라 할지라도 당내 의원들의 충분한 지지 없이는 당선을 장담할 수 없고 당선되더라도 당 쇄신 동력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이 의원이 ‘이재명 책임론’을 제기하는 의원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포용하느냐가 앞으도 남은 기간 이 의원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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