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직 유지하면 갈등 계속돼 尹 정부·차기총선 악재
당장은 아프겠지만 징계로 혼란 매듭 전화위복 될 것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6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백범 김구 선생 제73주기 추모식에서 헌화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오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6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백범 김구 선생 제73주기 추모식에서 헌화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오고 있다. /연합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징계가 자유우파진영에 약이 될까? 독이 될까?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대표 징계를 둘러싸고 혼란이 더해지고 있다. 지난 22일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에서는 이준석 대표에 대한 징계 심의에 착수한 뒤, 이준석 대표의 성상납 증거인멸을 시도한 김철근 정무실장을 불러 진술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윤리위는 이준석 대표에 대한 징계심의를 2주 후인 7월 7일 속개하기로 하고, 7억 원에 달하는 투자 각서를 써준 김철근 정무실장에 대해서 만장일치로 징계 개시를 선언했다. 이로써 이준석 대표에 대한 징계도 본격화된다는 예상을 낳고 있다.

현재 이준석 대표실에서 "대통령과 비공개 만찬회동을 가졌다"고 흘리며 ‘윤심’에 기대 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실에서는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거리를 두고 있다. 그러자 이준석 대표는 "스트레스로 흰 머리카락이 3개나 생겼다"는 페이스북 포스팅을 올리기도 했다.

이 대표에 대한 징계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징계에 따른 득과 실에 대한 당 내외부의 논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23일 하태경 의원은 c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준석 대표에 대한 망신주기로 당 윤리위가 자해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김형동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 사건이) 수사 중이니까 수사 결과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 상식에 맞지 않겠는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가 만든 당 혁신위에 참여하고 있는 조해진 의원도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윤리위가 의혹만으로 이 대표를 징계하면 파장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분당 갑 조직위원장을 맡은 정미경 최고위원은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상징적인 당 대표를 지금 내쫓는 게 과연 총선에 도움이 되느냐라고 다들 걱정하고 있다"며 이준석 대표를 옹호했다. 이들은 대체로 "젊은 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준석 대표가 징계됨으로써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이 추락하고, 총선거에서 악재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먼저 이준석 대표와 반목을 지속하고 있는 배현진 의원은 이준석 대표가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이 대표 사람들로 채워진 ‘당 혁신위’를 띄워 총선 공천권까지 손대려는 월권행위 때문에 당이 분란에 휩싸였다고 비판한다. 당의 분란을 일으킨 것은 이준석 대표라는 것이다.

즉, 이준석 대표가 사조직과 같은 ‘당 혁신위’를 띄움으로써 당의 분란이 시작되었고, "당 분란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장제원 의원)"는 입장인 것이다. 그리고 소속의원들 중에 부동산 문제와 범죄혐의가 나왔을 때, 이준석 대표가 "선 탈당, 후 규명 복당"이라는 원칙을 세운만큼, 이준석 대표도 이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성 상납 주장과 꼬리 자르기 등 증거인멸이 명백한 상황에서 징계를 회피하면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다.

이준석 대표의 징계가 2030 지지층의 이탈로 이어져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과 총선에서 악재가 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즉, 민주당에서 ‘성적 비속어’로 최강욱 의원이 징계를 받았듯이, 이준석 대표를 징계하지 않으면 도덕성에서 ‘내로남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법치주의와 공정을 중심 가치로 삼고 있는 윤석열 정부와 집권여당이 ‘2030지지’라는 실리적 측면을 내세워 징계를 회피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2030세대도 이준석 대표에 대한 맹목적 지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살을 깎아 원칙을 세우는 ‘읍참마속’을 단행할 때, 정당성을 확보할 수도 있고, 지지받을 수도 있다는 논리다.

또 한편으로 이준석의 이대남 편향으로 국민의힘에서 이탈했던 2030 여성층이 돌아올 수 있다는 진단도 있다. 따라서 이준석의 징계로 젊은층이 이탈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이준석 징계론자들은 "이준석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하며, 끊임없이 갈등하는 당의 모습이 윤석열 정부와 총선에서 악재가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준석 대표의 징계로 당장은 아프겠지만, 이를 감내하고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일 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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