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7월7일 개최 윤리위 징계 수위 놓고 타개책 고심
징계 위기 속 ‘安·윤핵관 연합’과 전면전 시도하는 李
당내 권력 다툼 심화 양상…조기전대 가능성 높아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재형 의원실 주최로 열린 ‘반지성 시대의 공성전’ 세미나에서 축사를 통해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가 기피하는 문제를 공론화해서 공성전을 벌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재형 의원실 주최로 열린 ‘반지성 시대의 공성전’ 세미나에서 축사를 통해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가 기피하는 문제를 공론화해서 공성전을 벌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 중앙윤리위원회(윤리위) 징계 심의를 앞두고 ‘사면초가(四面楚歌)’에 직면했다. ‘윤핵관’과 안철수 의원 등을 향해선 연일 ‘흰 머리 세가닥’ ‘간장’ 등의 의미심장한 글로 날선 신경전을 벌리는 한편 ‘윤심(윤석열 대통령 마음)’을 얻기 위한 구애도 적극 펼치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 불거진 대통령과의 비공개 회동과 관련해선 "윤 대통령과 상시소통하고 있다"며 거듭 ‘윤심’을 내세우는 등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 대표의 징계와 관련, 다가올 총선에 대비한 권력 다툼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띄운 당 혁신위원회(혁신위) 첫 회의를 개최했다. 또한 일명 당 내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재원 의원이 이끄는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도 개최되면서 이러한 주장들이 힘을 얻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백범 김구 선생 제73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페이스북에 올린 ‘흰머리 세 가닥’ 사진에 대한 질문에 "제가 원래 (흰머리가) 나면 한 개씩 나는데, 세 개가 나서 특이해서 올렸다"고만 답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대수롭지 않게 답한 것과 달리 이 대표가 올린 ‘흰머리 세 가닥’에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는 해석이 따르고 있다. 세 가닥 중 하나는 이 대표가 최근 공개적으로 충돌한 배현진 최고위원, 다른 하나는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을 직격한 장 의원, 나머지 하나는 입당 후에도 사서건건 갈등을 빚고 있는 안 의원 등 세 사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읽힌다.

특히 지난 25일 6·25전쟁 72주년 기념 백선엽 장군 2주기 추모 행사에 이 대표는 안 의원과 나란히 참석했으나 가벼운 인사만 나눈 채 별다른 대화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행사 이후 서로를 겨냥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추천을 둘러싼 안 의원과의 갈등에 대해 "그런 문제는 여의도에서 언제든지 정리할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반면 안 의원은 "협상의 문제가 아니라 대국민 약속"이라며 "국민의당 ‘출신’이 아니라 국민의당에서 추천한 인사로 한다고 돼 있다"고 맞섰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엔 페이스북에 안 의원과 장 의원을 겨냥해 "다음주 내내 ‘간장’ 한 사발 할 것 같다"고 적었다. 간장은 ‘간철수’(간보는 안철수)와 장 의원의 성을 딴 표현이다. 장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게 대통령을 도와주는 정당이냐"며 이 대표를 우회 저격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이달 중순 윤 대통령과 비공개 회동을 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저희는 지금까지 대통령과의 논의사항, 접견 일정을 외부로 유출한 적도 없고 이야기한 적도 없는데 그저께 언론 기사로 이런 이야기가 나와서 오히려 제가 당황스럽고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대통령실이 해당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한 것과 온도차가 느껴지는 답변이다.

이 대표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윤리위의 징계 심의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당내에서는 이미 차기 당권 주자들을 중심으로 조기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어 이 대표가 지금까지 주장하는 입장들이 자신의 정치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한 타개책의 일환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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