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나토 정상회의 개최 안내판이 보인다. /로이터=연합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나토 정상회의 개최 안내판이 보인다. /로이터=연합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29~30일(스페인 마드리드 현지시간) 정상회의에서 처음으로 ‘중국의 도전’을 의제로 다룬다. 다만 ‘표현 수위’를 두고 회원국 간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로이터 통신 2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나토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의 위협과 함께 중국발(發) 도전을 담은 새로운 ‘전략 개념’을 승인할 예정이다. 미국·영국은 러시아의 배후에 중국이 있다며 강한 표현의 사용을 주장하는 반면, 프랑스·독일은 교역 및 투자규모 등 중국과 엮인 문제를 고려해 좀 더 신중한 입장이다.

특히 미국·영국은 ‘중국의 군사적 야심’ ‘대만공격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분명히 하고자 한다. 중국을 ‘구조적 도전’(systemic challenge)으로 언급하는 안, 공동의 이해가 있는 영역에선 중국과 함께할 의사가 있다는 표현을 더한 균형안이 거론되고 있다. 중국-러시아 관계 표현에 있어서도 미세조정에 들어갔다. 체코·헝가리의 경우, 양국의 관계를 ‘전략적 결합’으로 표현한 것에 강력 반대했다고 한 외교관이 전했다.

‘전략개념’이란 나토가 10년마다 회원국들의 합의로 채택하는 기본 전략지침으로, 안보적 도전과 이에 대처하기 위한 정치적·군사적 임무의 개요를 담는다. 2010년엔 중국 관련 언급이 없었으며, 러시아는 ‘전략적 파트너’로 언급됐다. 중국 견제가 이번 나토 정상회의 주요 의제로 떠오르면서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주요 파트너국들이 초청됐다.

중국은 윤석열 대통령의 참석에 대해 "아시아 지역의 외교적 독립성을 해치고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것"이라며 비난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의 하나 글로벌타임스(環球時報)가 28일 전문가들을 내세워 "미국이 아시아 동맹국과 대화를 통해 나토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확장을 촉진하는 것은 한반도 긴장을 조성한다", "윤석열 정부가 미국에 의존해 외교적 독립성을 상실해 갈 경우 중국과의 관계는 더 복잡해진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중국 등의 불법 조업을 근절하기 위해 국가안보각서(NSM)에 서명했다. 캐나다·영국과 해상 감시·통제 체계 개선에 협력한다는 내용이다.

앞서 지난달 말 도쿄 ‘쿼드(Quad)’ 정상회의에서 중국을 겨냥해 인도·태평양 지역 내 불법 조업·선적 등을 억제하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중국 어선들의 불법·비보고·비규제(IUU) 어업 활동은 해양 건강에 가장 큰 위협의 하나이며, 세계적으로 상당한 남획을 야기한다"고 백악관이 설명했다. IUU 어업 과정에서 벌어지는 강제노동·인신매매 및 기타 인권 유린 등도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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