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로 인양 중인 조유나 양 가족 승용차. /연합
바다 위로 인양 중인 조유나 양 가족 승용차. /연합

한 달째 행방이 묘연했던 광주 초등학생 조유나(10)양 일가족이 이용했던 승용차 내부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이 실종 일가족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신원 파악과 함께 차량 감식에 나선다.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29일 오전 10시쯤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항 은평수산 앞 방파제 인근 가두리 양식장 끝부분에서 25t급 크레인선을 동원해 전날 발견된 조 양 가족의 차량을 인양했다. 이날 12시 20분 쯤 인양작업을 완료한 경찰은 차량 안에서 조 양 가족으로 추정되는 시신 3구를 육안으로 확인했다.

차량 내 운전석에는 성인 남성이, 뒷좌석엔 성인 여성과 어린이 등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다만, 운전석에 앉은 남성만 안전 벨트를 착용한 채 발견돼 나머지 2명은 바다에 빠지기 전 탑승 위치가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들의 옷차림이 조양 일가족이 펜션을 빠져나갈 당시 옷차림과 유사해 보인다고도 했다.

다만 부패 정도가 심해 이들 3명의 정확한 신원은 알 수 없다. 이에 경찰은 지문·혈액 등 유전자정보(DNA)를 확보해 실종 일가족과 일치하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차량 트렁크에서 발견된 여행용 가방, 신분증 등을 통해서도 신원을 파악한다.

경찰은 이들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규명하고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또 인양 직후 차량 변속기가 ‘P(주차)’ 위치에 놓여 있었던 점 등을 토대로, 차량에 대해서도 감정을 의뢰해 고장 또는 사고 여부 등을 살핀다.

이날 인양된 조 양 가족의 차량은 전날 오후 5시 12분쯤 방파제에서 80여m 떨어진 곳에서 엔진룸이 펄에 박힌 채 발견됐다. 차량이 발견된 곳은 조 씨의 휴대전화가 마지막 꺼진 장소와 일치한다. 경찰은 전날 조 양 가족이 지난 5월 30일 밤 11시 6분쯤 차량을 타고 해당 장소를 통과한 것을 송곡마을 버스정류장 CCTV로 확인하고 인근 해역을 집중 수색해 2시간여 만에 차량을 발견했다.

경찰은 조 양 가족의 차량과 시신을 인양함에 따라 실종 사건의 실마리를 풀 행적 파악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경찰은 조 양 가족의 통신·금융·보험·의료 기록 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조 양 부모가 체험학습을 신청할 즈음에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수면제와 암호 화폐(루나 코인) 등을 검색한 정황을 확인하고 관련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검색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양 가족은 올해 들어서만 7차례나 체험학습을 신청하는가 하면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를 하겠다면서 완도에 펜션을 예약하는 등 부자연스런 행보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컴퓨터 관련 사업체를 폐업한 조 양의 부모가 이후 별다른 경제적 활동 없이 1억 원에 달하는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극단적 선택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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