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호남이니 같은 편 아니냐…어린 조카들을 생각해서 월북 인정하라"
"이제와 또 TF 만들었다며 개인사 들먹여"…민주당 TF와 공개토론 제안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의 형 이래진 씨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유족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유족의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 /연합
2020년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의 형 이래진 씨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유족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유족의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 /연합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 가족에게 사건 당시 월북을 인정하면 보상을 해주겠다고 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같은 호남이니 같은 편 아니냐’며 ‘어린 조카들을 생각해서 월북을 인정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 씨는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와 같은 주장을 펼치며 민주당이 서해 공무원 사건 태스크포스(TF)를 만든 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이 씨는 "당시 민주당은 TF를 만들어 내게 ‘같은 호남이니 같은 편 아니냐. 월북 인정하면 보상해주겠다’, ‘기금을 조성해서 주겠다’, ‘어린 조카들을 생각해서 월북 인정하라. 그러면 해주겠다’는 등의 말을 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하지만 나는 단호히 거절했다. ‘동생은 월북 안 했고, 난 그런 돈 필요 없고, 동생의 명예를 밝힐 것이고,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했다"며 "그런 돈이 없어도 내가 충분히 벌어서 조카들 먹여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그런데 그들은 이제 와서 또 TF를 만들었다면서 개인사까지 들먹인다"며 "바꿔 말하면 빚 있고 이혼했으면 월북이라는 기가 막힌 논리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살아 있을 때 구하던지, 대한민국에 데려와서 우리나라 법으로 처벌해야 맞는 것 아니겠느냐"며 "그 첩보라는 것을 듣고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그리고 월북이라는 단어는 법원의 최종 판결이라도 난 이야기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씨는 "진실을 위한 투쟁을 하겠다. 책임은 분명히 져야 할 것"이라며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며, 권력 또한 책임이 있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씨는 민주당 TF와의 공개 토론을 제안하면서 "진상조사를 하는데 당사자 조사나 토론 없이 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당당하게 토론하자"고 글을 썼다.

한편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이었던 이대준 씨는 2020년 9월 서해상을 표류하던 중 북한군 총격에 사망한 뒤 시신이 불태워졌다. 당시 해경은 이대준 씨가 자진 월북했다가 변을 당했다고 발표했으나, 최근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며 과거의 수사 결과 발표 내용을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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