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28일 세종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28일 세종공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

한덕수 국무총리는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계속 자리를 지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28일 세종 총리 공관에서 진행한 취임 1개월 기념 기자단 만찬에서 "소득주도성장 설계자가 KDI 원장으로 앉아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이나 KDI 원장의 거취는 어떻게 되느냐’는 기자 질문에 "바뀌어야지"라며 ‘이들의 임기가 아직 많이 남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우리(새 정부)하고 너무 안 맞다"고 했다.

‘어떻게 정리될 것인가가 다들 관심사’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답했다.

한 총리의 이 언급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등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의 거취 문제를 두고 전·현 정부간 충돌 양상이 빚어지는 상황에서 이들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뜻으로 해석된다.

홍 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수석이자 ‘소득주도성장’ 정책 설계자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한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에 대해 중국이 반발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중국이 불이익을 준다고 해서 더 중요한 원칙을 깨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의 외교를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중국과 연관해 새 정부의 입장은 분명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 총리는 "중국이 섭섭해서 경제보복을 하면 어쩔 거냐고 걱정을 많이 하는데, 세계가 존중하는 가치, 나아가야 하는 원칙을 추구하려는데 중국이 불만을 가지고 경제적으로 불리한 행동을 하겠다고 하면 옳은 행동이 아니라고 얘기해야 한다"며 "그것(불이익)을 회복시키기 위해 더 중요한 원칙을 깨부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럴 가능성도 없다고 본다. 왜냐면 중국과 저희 분업체계는 상당히 원숙한 정도로 왔다"며 "수출 25%를 의존하지만, 그 품목들이 중국의 불만으로부터 임팩트를 적극적으로 받으리라는 것에 대한 확신을 안갖고 있다. 더 중요한 가치와 국익이 뭐냐의 우선순위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적인 연합체(coalition)를 가지고 우리가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때 중국이 보이는 언짢은 반응이 우리가 독자적 행동을 해서 기분 나빠할 때 비해 훨씬 합리적"이라고 말해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총리는 ‘만약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때와 같은 보복이 있더라도 우리가 갖고 있는 외교원칙을 그대로 지키겠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아 물론이죠"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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