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아비무쌍’. /카카오웹툰

29일 웹툰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 등 주요 플랫폼에서 ‘무협’이 순위권에 포해 있다. 2017년부터 카카오웹툰에서 연재 중인 대표 무협 ‘아비무쌍’은 총 3억4천만 뷰를 기록했다. ‘화산전생’ ‘허약선생’ ‘관존 이강진’ 등도 2천만 뷰 이상의 조회 수를 보인다. 네이버웹툰에선 ‘화산귀환’과 ‘광마회귀’가 각각 수·요 웹툰과 금·요 웹툰의 조회 수 상위권(1∼6위)을 지키고 있다.

무협 웹툰이 인기 장르로 자리를 굳히게 된 배경에는 30·40대 남성을 중심으로 한 탄탄한 ‘충성 독자층’ 덕분이다. 진융(金庸·김용)의 ‘의천도룡기’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등 유명 무협지, ‘열혈강호’ ‘용비불패’ 같은 무협 만화를 읽으며 자란 이들의 마음 한 켠에 늘 ‘강호의 도의’가 자리 잡고 있었다. "무협은 다른 카테고리에 비해 꾸준한 사랑을 받는 장르로, 다른 장르보다 팬층이 탄탄하다. 한 무협 작품을 섭렵한 독자는 꾸준히 무협을 애독하는 경향성이 있다"고 전대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노블사업팀장은 말했다.

현대 로맨스, 로맨스 판타지, 학원물 등 인기웹툰 장르가 많지만, 무협물 독자의 충성도는 남다르다. 이들은 프로모션이나 이벤트에 따라 열람을 결정하는 게 아니다. 서사가 다소 늘어져 긴장감이 떨어지는 구간에서도, 이탈하긴 커녕 꿋꿋하게 다음 편을 보기 위해 결제한다. 웹툰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웬만한 로맨스 판타지물보다 무협물의 매출이 좋다. 로맨스 판타지는 스토리 구조에 따라 매출 등락이 큰 편이지만 무협은 안정적이다."

정파·사파·무공 등 오랜 시간 쌓아 올린 기존 세계관을 바탕으로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학사검전’ ‘무당기협’ ‘천검기협’ 등은 기존의 무협을 살짝 비틀어 재창조한 작품이다. 최근엔 로맨스 판타지와 무협 장르를 합쳐 여성과 젊은 독자층을 공략하는 추세 또한 두드러진다.

우리나라가 무협의 원조 중국을 넘어서는 작품성과 경쟁력을 보여 주목된다. 절차적 민주화 달성 이래 30여 년, 정치적 터부가 없어지면서 창의성이 꽃피게 된 점을 큰 이유로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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