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4개국 정상이 처음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고립이 심화하고 있다. 튀르키예까지 스웨덴·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찬성 입장으로 돌아서자, 나토는 동유럽에서 아태 지역까지 확장한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
미국 등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29일(스페인 마드리드 현지시간) 회담에서 4개월째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10년간 동맹의 우선 순위와 접근 방식을 제시하는 새로운 ‘전략 개념’도 승인한다. 새 전략 개념에 중국의 도전과 위협이 처음으로 들어갔다. 중국을 ‘구조적 도전’(systemic challenge)으로 규정한 것이다. 러시아는 나토 안보에 가장 중요하고 직접적인 위협으로 적시된다.
중국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의 발전은 전 세계의 기회이지 누구에게도 도전이 아니다. 나토의 이른바 새 전략개념은 낡은 술을 새 병에 담는 것일 뿐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참석에 대해선, ‘위험한 담장 아래 서지 않는다’(不立乎巖墻之下)는 맹자의 구절을 인용해, "특히 한국과 일본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일본이 중국을 뒤로 하고 나토에 간 것은 시진핑 주석의 최대 두려움(worst fear)을 자극한다’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의 입장을 분석했다. "아태 4개국이 이번 나토 회의에 참석한 것은 중국정부를 더욱 편집증적으로 만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국이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의 가장 큰 무역 상대이며, 그간 지정학적 분쟁에서 상대에게 고통을 가하기 위해 무역·경제를 지렛대로 사용해왔다는 것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번 정상회의에 비회원 자격으로 초청돼 참석한 이 4개국 정상들이 나토와의 협력을 환영하긴 하지만, 중국과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할 상황이라고 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