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녕 민주당의 20년 집권을 바라십니까
정녕 민주당의 20년 집권을 바라십니까
  •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
  • 승인 2019.02.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런 식의 공격적인 현수막은 정치적으로도 감각이 뒤떨어지고 법적으로도 붙여서는 안 될 일이다.
저런 식의 공격적인 현수막은 정치적으로도 감각이 뒤떨어지고 법적으로도 붙여서는 안 될 일이다.

-진돗개처럼 집요하게 기회 포착해서 싸워야 집권 가능. 그런 역동성과 집요함 없는 야당들

-정권과 여론 바뀌면 복수혈전 벌이는 한국. 조선식 사화정치의 빗장 연 문재인정부에 분개

-좌파가 대한민국 건국과 산업화 부정하고 우파가 5.18과 박근혜 탄핵 부정하면 미래 없어

“나경원 의원님께 묻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이 폭동입니까?”

내가 사는 동네에 걸린 플래카드 문구이다. 출근 길에 눈에 잘 띄는 위치에 보란듯이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계속 물고 늘어질만한 일이다. 물론 과유불급이지만, 이렇게 기회 포착에 능하고, 박근혜가 얘기하던 ‘진돗개처럼 질기게 물고 늘어질 줄 아니까’ 집권당이 되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는 이런 역동성과 집요함이 잘 보이지 않는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닐지 몰라도, 집권은 싸움 능력 순인 듯하다.

그런데 ‘사당 호남향우회’ 이름으로 붙은 이 플래카드는 문구는 뜬금없다. 저런 식이면 “(문통의 능라도 연설 내용을 들먹이면서) 문재인 대통령님, 북한이 저 지경 된 것이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것입니까?”하고 오만가지 정치적 공격이 가능하다.

저런 현수막은 정치적으로도 감각이 뒤떨어지고 법적으로도 붙여서는 안 될 일이다. 동작구청은 사당호남향우회 명의의 플래카드를 조속히 떼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직무유기로 고발당할 수 있을 테니까.

이렇게 적고 보니 정말 한심하기 이를 데 없구나. 직권남용, 직무유기, 배임, 사전선거운동, 선거중립, 정치적 중립, 명예훼손 등은 이현령비현령 법(형벌)이다. 이런 법을 마구잡이로 휘두르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나? 모든 정치가 사법화되다시피하고, 법이 집권세력과 여론의 무기로 변질되기 십상일 텐데…

저런 식의 공격적인 현수막은 정치적으로도 감각이 뒤떨어지고 법적으로도 붙여서는 안 될 일이다.

그리하여 정권이 바뀌고 여론의 풍향이 바뀌면 치졸한 피의 복수극이 벌어진다. 준 만큼 되돌려 받는다. 그러다 정권과 여론이 바뀌면 또 피의 복수극이 시작되고… 시작되고… ! 내가 문재인 정부에게 분개하는 것은 이런 조선식 사화 정치의 빗장을 판도라 상자처럼 열어버렸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도 심각한 얘기지만, 사실 이런 얘기 하려고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정치는 진보 VS 보수가 아닌 옳음(도=정) VS 그름(무도=사=비) 이다.

한국민의 정치적 지지와 응징의 분노를 좌우하는 것은 보수(우파)와 진보(좌파)가 아니라, 옳음(도=정)과 그름(무도=사=비)이다. 이것이 선과 악, 적(피)과 아, 정의와 적폐 등으로 변주된다. 보수와 진보보다 더 선차적인 정치적 구분 선이다.

밖으로는 중국과 일본 같은 강력한 외세에 부대끼고, 한반도 안에서는 활개치는 혹독한 전제적 권력에 시달리다 보니, 약자의 처지로서는 본능적으로 도리나 정의 즉 명분을 방패삼아 저항하는 것이 생존전략이다. 제국을 만들어본 민족은 옮음과 그름보다는 힘과 실용을 주요한 판단기준으로 삼는다. 국제관계나 국내의 정치·경제 사안도 힘과 실용을 잣대로 접근한다.

북한이 거지 짓에 조폭 짓을 하면서도 당당한 것은 자신들이 민족적 자존심을 지키는 ‘정(正)’과 ‘도(道)’를 체현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반일감정에 휩싸여 이 나라의 모든 부조리가 친일청산을 이루지 못한 데서 기인한 것인냥 앵무새처럼 친일파 타령만 되풀이하는 인간이 많은 것도 정사(正邪)적 세계관과 가치관이 풍미하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에게 정말 못된 짓을 자행하고도 일본이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는다고 국제 무대에서 외치면, 유럽과 북미를 비롯한 선진국들 반응이 어떨 것 같은가? 아마 뜨악한 표정으로 ‘저게 뭥미?’ 할 것이다. “힘이 약해서 당했으면 힘을 기를 생각을 해야지 지금이 때가 어느 땐데, 쯔쯧!” 하며 혀를 찰 것이다. 심지어 잦은 외세침략으로 식민지 경험을 한 폴란드조차도 동조하지 않을 것이다.

세상을 옮음과 그름으로 보는 것은 한국 특유의 갈라파고스적 대중 정서이다. 대한민국 현실에서는 강력한 분노와 공감을 자아내기 때문에 도저히 무시할 수 없는 정서이다. 그런 가운데 대중적으로 옮음(도)과 그름(무도), 정과 사 판단이 거의 끝난 사안들도 있다. 이를 테면 ‘대한민국의 건국은 옳고, 산업화도 옳다. 하지만 이를 주도한 이승만과 박정희의 행위는 공7, 과3이다. 이를 역행한 김일성과 북한은 무도 내지 사다.’ 같은 쟁점들이다.

솔직히 나를 포함한 1980년대 운동권은 대한민국 건국과 산업화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점차 세계를 보는 안목이 커지면서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물론 아직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 존재가 있다. 통진당 부류다. 민주와 진보로 장사하는 현실 정치인 중에서도 여전히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감히 발설하지는 않는다. 이승만과 박정희의 그늘이나 건국과 산업화의 그늘을 얘기하는 사람은 있을지라도 이를 정면 부정하는 사람은 드물다. 대중의 판단을 정면 거스르려는 사람은 없다.

마찬가지로 4.19와 5.18 그리고 6월항쟁으로 대표되는 민주화 운동은 옳으며 이를 폄훼하는 것은 그르다. 조광조가 조선 선비의 사표가 되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말라. 뿐만 아니라 노무현 탄핵은 그르고, 박근혜 탄핵은 옳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이 옳음에 대한 집착이 강한 민족이라는 얘기다.

하는 짓으로 보면 박근혜가 문재인보다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훨씬 덜 훼손했다 하더라도, 당시 대중은 박근혜의 행태를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었다. 대중은 신이 아니니까 과도한 요구나 기대 또는 과도한 부정이나 폄훼를 할 수 있다.하지만 이를 수용하고, 차후에 바로잡는 것이 현실 정치세력의 지혜다.

바로잡는다고 해서 과거의 대중적 판단을 정면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정상참작하여 과도하게 부정되었거나 폄훼된 것을 회복시킬 뿐이다. 노무현과 노무현 정부에 대해서 그랬던 것처럼. 또 시간이 가면 이명박근혜(정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 반전의 일등공신은 아마도 상상을 초월한 폭정과 실정을 저지르고 있는 문재인정부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을 책임지겠다는 정치집단은 대한민국 건국과 산업화를 부정하지 말라. 마찬가지로 5.18과 박근혜 탄핵을 부정하지 말라. 이러한 토대 위에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과는 차원이 다르게 보수적 가치와 진보적 가치를 결합해 미래지향적인 국가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5.18과 박근혜 탄핵을 부정하고 보수우파와 진보좌파의 대결 구도로 계속 간다면 오히려 경제자살, 고용학살, 국방자폭 등을 자행하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20년 집권을 돕는 일등공신이 될 것이다.

jayooilbo@jayoo.co.kr

더 자유일보 일시 후원

“이 기사가 마음에 들면 후원해주세요”

  • ※ 자유결제는 최대 49만원까지 가능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