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0일 경북 경주 월성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을 방문하기에 앞서 월성원전 홍보관을 찾아 현황을 듣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0일 경북 경주 월성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을 방문하기에 앞서 월성원전 홍보관을 찾아 현황을 듣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비서실장을 맡았던 박성민 의원이 30일 전격 사퇴하면서 이 대표의 고립이 본격화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박 의원의 사퇴가 당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를 앞두고 있는 이 대표에게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나오는 가운데 ‘윤심(尹心)’의 거리두기가 시작됐다는 평가다.

박 의원은 이날 언론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일신상의 이유로 당대표 비서실장직을 사임했다"며 "그동안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 4월 이 대표의 비서실장 제안을 받아들이고 약 3개월 만에 전격 사퇴했다. 당시 이 대표는 박 의원에게 실장직 제안을 몇 차례 했고, 윤석열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 이 대표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직접 전화를 걸어 수락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실장은 지방선거 직후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에도 동행했었다. 그의 사퇴 결심 배경과 관련해 ‘일신상의 이유’라고만 밝히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최근 표면화된 당내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관계자) 측과 이 대표 간 갈등이 이유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실장이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가교’ 역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의 당직 사퇴를 두고 ‘윤심’이 반영됐을 것이란 해석과 아울러 그의 사퇴를 놓고 윤심의 ‘유턴’이라는 풀이도 가능하다. 특히 윤리위 심사를 앞두고 이 대표에 대한 친윤 그룹의 ‘고립 작전’이 가시화 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최근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과도 갈등을 빚어왔고, 지난 주말 윤 대통령과의 회동설을 놓고 대통령실과 진실게임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와 거리두기를 명백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날 경북 경주시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에서 맥스터 현장시찰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의원이 사임에 대해 미리 얘기를 했고 내가 수락했다"며 "대화 중 윤심과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뭐 복잡하게 생각하나. 모두 달리면 되지. 그들이 감당할 수 없는 방향으로"라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정치적 상황이 계속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개혁의 동력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뜻"이라며 박 의원의 사퇴와는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다만 당내에서는 이 대표에게 불리하게 흘러가는 분위기를 이 대표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대통령과의 소통 면에 있어 언론플레이를 하며, 윤심 잡기에 나서는 모습 등을 보인 이 대표가 사건의 발단을 제공했다는 관측이다.

한편 이 대표에게 성상납을 한 의혹으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가 새로운 의혹을 들고 나왔다. 전날 성상납 대가로 이 대표로부터 ‘박근혜 시계’를 받았다고 발언한 김 대표가 또다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날 수 있도록 힘써주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대표를 둘러싼 성상납 의혹이 윤리위에서의 징계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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