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연합

지난달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이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공조를 강화하겠다고 하자 북한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런 북한의 반발은 결국 북한의 핵 위협은 남한 단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공조가 필요한 일임을 확인시켜 준 셈이며,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얻어낸 성과로 꼽힌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한미일 3국 정상회담과 관련, "북핵 대응을 위해 상당기간 중단됐던 어떤 군사적인 안보협력이 다시 재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그런 원칙론에 합치를 봤다"고 말했다.

이는 앞으로 북한 핵과 미사일 대응에 있어서 상당히 적극적인 대응태세로의 변화를 시사한다. 문재인 정권에서 중단됐던 지소미아(GSOMIA·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복원은 물론, 동해상에서의 대규모 다국적 연합훈련 실시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북한은 한미일의 이런 연합 기류에 거부반응을 그대로 드러냈다. 북한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3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전날 중앙통신 기자 질문에 "얼마 전에 있은 나토 수뇌자(정상) 회의 기간 미국과 일본, 남조선 당국자들이 반공화국 대결 모의판을 벌려놓고 우리의 정당한 자위권 행사를 무턱대고 걸고들면서 3자 합동군사연습을 진행하는 문제를 비롯하여 우리를 겨냥한 위험천만한 군사적 공동 대응 방안들을 논의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번 나토 수뇌자 회의를 통하여 미국이 유럽의 군사화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나토화를 실현하여 러시아와 중국을 동시에 억제, 포위하려는 기도를 추구하고 있으며, 미일남조선 3각 군사 동맹을 그 실현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 보다 명백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성된 정세는 조선반도(한반도)와 국제안보 환경의 급격한 악화 추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국가 방위력 강화의 절박성을 더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외무성이 개별 연구사 명의가 아닌 ‘대변인’ 명의로 비난 입장을 낸 것은 지난달 초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최선희 외무상이 임명된 이후 처음이다.

이런 북한의 반응은 ‘미국의 신뢰를 받고 있는 한국’이야말로 북한이 두려워하는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문재인 정권에서는 중국 우선 외교전략으로 미국과의 관계가 멀어지자 북한은 마음껏 핵과 미사일 도발을 일삼았다.

하지만 윤 대통령 취임 후 미국과의 신뢰관계가 회복되며 북한 핵과 관련한 한미일의 공조가 강화된다는 것은 도발 감행 시 북한이 지금보다 더 강력한 제재를 감내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북한은 7차 핵실험 준비를 사실상 끝마치고 ‘카운트다운’만 남은 상태에서 쉽사리 버튼을 누를 수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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