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윤리위) 징계 예정 등 당권 위기에 직면한 이준석 대표가 자신을 겨냥한 ‘친윤’ 그룹의 비판에도 ‘윤심(尹心)’ 달래기에 적극 나섰다.

이 대표는 오는 7일 윤리위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 징계 심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성 상납’ 자체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세상 필요없는게 이준석 걱정"이라며 자신을 적극 변호하는 등 리더십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에도 정면으로 맞섰다.

이 대표가 맞은 위기의 구조적 배경은 크게 세가지로 보인다. 친윤 그룹과의 갈등 구조가 현 위기의 근본 문제라는 것과 성비위를 최초 제기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와 전통적 보수 세력과의 갈등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친윤 그룹은 ‘자기 정치’를 내세운 이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당 내에서 이 대표의 정치활동이 윤석열 정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장제원 의원은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이게 대통령을 도와주는 정당인가"라고 지적했다. 배현진·이정재 의원도 당 혁신위원회에 이 대표의 입김이 크다는 취지의 언급을 하며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이 대표는 이른바 ‘윤심’에 직접 호소하는 전략을 펴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22일 윤리위 징계 심의 개시 이후 회의석상 발언을 멈추고 윤 대통령의 공약을 뒷받침하는 지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징계 결정일 전날인 오는 6일에는 첫 고위 당정회의(대통령실 참석)에 참석한다.

이 대표는 특히 지난 29일 경북 포항시의 영일만대교 부지와 국가해양정원을 찾고 30일에는 경주시의 월성원자력본부를 방문했는데, 모두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 내지 정책 기조와 깊은 관련이 있는 장소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귀국한 1일 서울공항에 윤 대통령 마중을 나가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그는 "‘이번에 성과가 너무 좋았던 것 같다’고 하니까 웃는 표정이 나왔다"며 "‘성과가 한국에서 보기에도 의미가 좋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 대표는 가세연의 성비위 의혹 사실에 대해 정면으로 맞서고 있으나 전통적 보수세력의 반대는 날로 거세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6월 전당대회 당시 대구 연설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면서도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을 배척하지 못해 통치불능의 사태에 빠졌기 때문에 탄핵은 정당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으로 이 대표는 당시 전당대회 3파전 구도에서 일반 여론조사에서 홀로 과반을 차지했지만 당원 투표에서 37%에 그치면서 나경원 전 원내대표에 뒤졌다. 이에 이 대표는 ‘혁신’을 주창했고, 이 전략이 먹히면서 당대표에 당선된 것이다. 단편적 사건들을 놓고 보더라도 이 대표의 당내 지지도는 낮은 상황, 즉 전통적 보수 세력의 반대가 늘 있어왔다.

이번에 이 대표가 띄운 혁신위원회의 핵심도 ‘철학 부재와 국정농단 사태로 실패한 새누리당의 전철을 밟지 말자’로 요약돼있어 전통적 보수세력의 반발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에 이 대표는 대선 전략이었던 ‘서진정책’과 ‘세대포위론’을 구사하며 호남정치영역 확장과 청년 당원 확보 등 세력화에 나섰다.

 

오는 7일 윤리위가 별다른 징계를 내놓지 않아 이 대표가 기사회생 하더라도 현재와 같은 정치방식으로는 또다른 정치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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