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9,62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 9,160원에 비해 5%(460원) 올랐다. 주 40시간 전일제 근로자의 경우 해고되지만 않는다면 월 2,010,580원, 연 24,126,960원을 받는다.

최저임금은 영업과 폐업, 계속고용과 해고를 가르는 선이다. 임금 하향 압력을 받는 근로자를 보호하는 보루이자 동시에 생산성 낮은 산업과 기업을 갈아 없애는 맷돌, 생산성 낮은 근로자를 잘라내는 톱이다. 따라서 최저임금은 실업급여 등 사회안전망 수준과 한계 산업·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재취업 가능성을 신중히 따져 결정해야 한다. 사회안전망은 취약하고 재취업 가능성은 적은데, 최저임금 수준만 높여 버리면 ‘짧은 생각과 따뜻한 마음의 잔혹한 학살극’을 초래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신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구매력(PPP) 기준 시간당 최저임금은 한국이 8.7달러다. 일본(7.9달러) 미국(7.3달러)보다 높지만, 영국(10.9달러) 독일(11.8달러) 프랑스(12.1달러) 보다는 낮다. 하지만 한국은 주 15시간 이상 근무 근로자에 대한 주휴수당 제도가 있어서 실제 임금은 20%가 더 높다. 2020년 전일제 근로자의 연간 최저임금은 한국이 21,928달러(21,543,720원)다. 미국(15,080달러), 일본(16,422달러)보다는 월등하고, 프랑스(22,113달러), 영국(22,782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다. 2020년 시간당 8,590원일 때 얘기다.

그런데 내년 9,620원은 연 24,126,960원으로 24,557달러다. 그나마 1년 근속하면 발생하는 퇴직금(연봉의 8.33%)과 연차휴가보상비(26일치 연봉의 7%)와 식대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가장 널리 쓰이는 국제비교 기준은 전일제 근로자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인데, 2020년 한국이 62.5%로 미국(29.5%) 일본(45.2%) 독일(50.7%) 영국(57.6%) 프랑스(61.2%)보다 높다. 이는 2016년 50.4%이던 것을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한다면서 62.5%로 급격히 올렸기 때문이다.

왜 이리 일자리 구하기는 힘들고, 외국인 불법체류자는 많으냐고? 왜 이리 삶은 팍팍하고, 한번 쓰러지면 일어나기 힘드냐고? 그건 이미 미쳐버린 최저임금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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