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들이 대출금리는 낮추고, 예금금리는 올리고 있다. 사진은 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부착된 정기 예탁금 금리 안내문. /연합
최근 은행들이 대출금리는 낮추고, 예금금리는 올리고 있다. 사진은 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부착된 정기 예탁금 금리 안내문. /연합

최근 은행들이 금리 상승기임에도 이례적으로 대출금리를 낮추고 있다. 또 정기 예적금의 금리는 특판 등을 통해 연 3∼5%대까지 올리고 있다. 이는 정치권에서 ‘이자장사’ 경고가 쏟아지고, 예대금리차가 7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지자 부담을 느낀 은행들이 ‘여론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르면 이번 주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각각 0.35%포인트, 0.30%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아울러 금리 상승기에 커진 이자부담 등을 고려해 ‘취약 차주 프로그램’도 이달 초 가동할 예정이다.

우선 6월 말 기준 연 5%가 넘는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차주의 금리를 1년 간 연 5%로 일괄 인하하고, 5% 초과분은 은행이 대신 감당한다. 예를 들어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5.6%인 경우 5%는 차주가 부담하고, 0.6%는 신한은행이 지원하는 방식이다.

하나은행은 금리 상승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진 금융 취약 차주를 대상으로 금리 인하, 분할상환 유예 등 다양한 금융비용 절감 방안을 검토 중이다. NH농협은행은 이미 이달 1일부터 우대금리 확대 등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등 주택 관련 대출금리를 0.1∼0.2%포인트 낮췄다.

이처럼 대출금리 인하와 반대로 예적금 금리는 계속 올리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오는 11일 우대금리 0.4%포인트를 포함해 금리가 연 3%대인 정기예금 신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2일 최고 금리가 연 3.20%인 ‘2022 우리 특판 정기예금’을 2조원 한도로 내놓았다. 하지만 불과 6일 만에 소진돼 같은 달 28일 한도를 두 배인 1조2000억원으로 늘렸다.

이처럼 은행들이 앞다퉈 대출금리를 낮추고 예적금 금리를 높이는 배경으로는 지나친 예대금리차에 대한 금융당국, 정치권, 여론의 부정적 기류가 거론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기준 은행의 예금금리는 1.08%, 대출금리는 3.45%로 예대마진은 2.37%포인트 수준이다. 이는 2014년 10월의 2.39%포인트 이후 7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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